한 총재는 15일 오전 11시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월 말 임기 3년을 마치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 연임하지 않겠다"며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
지난 2011년 9월 7대 총재로 취임한 한 총재는 다음달 30일이면 임기가 끝난다. 최근 김인규(64) 전 KBS사장이 총재 경선 출마의 뜻을 밝히면서 미묘한 기류가 흘렀던 것이 사실이다.
한 총재는 "올해 1월 초부터 경선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을 천명했다"며 "그 생각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오늘 이 자리는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재천명이 아니고, 임기 3년을 마치고 물러나겠다는 말을 하기 위한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추대, 재추대와 상관없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 (이사회의)나에 대한 재신임에 대한 부분도 철회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한 총재는 3년 전, 전육(68) 당시 총재와 재투표까지 가는 경선을 벌인 끝에 웃었다. KBL 역사상 단독 추대가 아닌 경선을 통해 총재 선출이 이뤄진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그러나 경선은 농구계 화합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었다. 추대를 통한 재신임을 원했던 배경이다.
한 총재는 "총재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KBL에 몰두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못난 총재인데 의욕은 있었다. 본연의 업무는 국회의원이다. 부끄럽지만 KBL에 시간을 쓰다보니 본연의 임무에 소홀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농구를 더 많이 알고, 전문가인 분이 이끌어 가는 게 나을 것 같다. 나는 능력이 부족했고,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며 "KBL의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나는 게 아쉽지만 나의 (사퇴)결심이 KBL의 발전을 이룰 것이다"고 덧붙였다.
강동희 전 동부 감독의 승부조작 사건을 가장 가슴 아픈 사건으로 기억했다. 그는 "승부조작 사건이 아쉬운 것은 아니다. 강동희라는 인간에 대한 정이라고 할까"라고 했다.
다음달 말 임기까지는 자리를 지킨다. 후임 총재와의 인수인계에 마지막까지 공을 들이겠다는 뜻도 전했다.
"새로운 총재가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 총재는 "시간과 능력과 농구를 아는 게 부족했다"며 후임으로 김영기 전 총재를 추천하기도 했다.
그는 "(김 전 총재는)시간과 능력이 있고, 농구를 아는 분이다. 나의 농구 멘토"라며 "김영기 전 총재를 설득해 보겠다. 실명을 말해 죄송하지만 나의 개인적인 생각은 그렇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세 시즌 동안 농구를 보면서 농구를 보지 못했다. 주심 휘슬에 집중했다"면서 "집사람과 '이제 농구를 즐기면서 보러 다니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앞으로 농구장에 더 자주 나가겠다"는 마지막 발언으로 사퇴의 변을 마무리했다.
후임 총재 후보로는 김인규 전 KBS사장과 이인표(71) KBL패밀리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