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마음이 간다
상태바
아는 만큼 마음이 간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24.01.04 17: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자투고=광주타임즈] 국립5·18민주묘지 안내팀 문귀숙=국가보훈처가 보훈부로 승격한지 6개월이 지났다. 군사원호청으로 1961년 출발해, 1985년 국가보훈처로 개칭하고, 62년 만에 부로 승격했다. 부로의 승격은 좋은 일이다. 국가유공자들의 위상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국민들에게 국가유공자란 어떤 의미로 다가갈까. 나는 어렸을 때 상이군인들을 자주 봤다. 그분들은 다리가 없거나 팔이 없었다. 화를 자주 냈고 험한 말을 해서 무서웠다. 국가를 위해 소중한 것을 받쳤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고통은 고스란히 개인의 몫이였기에 분노했다. 그런 세상을 향해 울분을 쏟아냈다. 어른이 되면서 이해했고 어떤 분야에서든 국가를 위한 개인의 희생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이기심이 팽배해 가는 현대 사회에서도 공동체와 공동체 구성원의 안녕을 위한 희생과 헌신은 이어지고 있다. 그 가치는 소중하다.

누구나 생은 일회여서 절대적이다. 나는 그 소중한 생과 미래를 받쳐 헌신하신 분들의, 신념과 용기의 개인 서사와 역사를 알리는 일은 하는 안내원이다. 

한 인간의 행위가 국가라는 공동체 유지와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그 후 그 개인의 삶은 어떠했는지 설명한다. 가끔은 나라를 사랑한 댓가로 치르는 고통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아는 만큼 마음이 가고 마음이 가는 만큼 그분들에 대한 예우의 당연함을 인정하게 된다. 

대한민국에는 열 두곳의 국립묘지가 있다. 현충원 두곳, 호국원 여섯 곳, 민주묘지 세 곳, 그리고 대구에 신암선열 공원이다. 국립5·18민주묘지 만났던 스페인 관광객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나는 국립묘지와 대한민국의 사회적 변화에 대해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은 훌륭하다. 대부분의 나라는 국민의 권력에 대한 저항과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권력자들이.’라고 했다. 민주화 운동을 국가의 변화를 위한 헌신으로 인정한 대한국민이 훌륭하다는 것이였다.  

보훈은 국가로부터 혜택을 받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국가를 위한 희생의 댓가를 국가가 지급하는 일이고 현재는 많이 부족하다. 선진국 일수록 보훈에 대한 정책입안자들의 인식이 성숙하고 국민들의 인식 또한 그렇다. 유공자들은 자긍심을 갖고 국민은 존경심을 갖는, 국가가 끝까지 책임져 주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첫 술에 배부를 수 는 없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그분들은 부 승격을 어떻게 체감하고 계실까, 그분들의 자존감 격도 승격됐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혹시나 기관의 크기확대나 말의 성찬으로 끝나지 않기를 보훈부의 맨 끝자리에서 나마 주의 깊게 살펴봐야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