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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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단상
  • 광주타임즈
  • 승인 2024.02.0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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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광타춘추]박상주 주필=우리나라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 많은 사람이 설렘과 기대를 안고 있다.

설은 한 해의 시작인 음력 1월 1일을 일컫는 말로, 시간상으로는 한 해가 시작되는 새해 새달의 첫날이고 한 해의 최초 명절이다. 

이날은 경건한 마음으로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정리하며 근신해야 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또한, 묵은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설계해야 하는 시점에서 불분명한 미래가 두렵고 익숙하지 못하다는 뜻에서 ‘설다’라는 의미를 내재하고 있다.

설날 아침에는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조상에 차례를 지내고, 떡국을 먹고, 성묘(省墓)를 하고, 또 설빔이라 하여 새로 장만한 옷을 입고 부모님께 세배하고, 동네 어른들을 찾아다니며 세배하는 모습은 참 아름다운 모습이고 오랫동안 우리의 귀한 전통이었다. 

그런데 세월 따라 설날 풍습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우리 고유의 설 명절 풍속이 사라지고 있다. 

이제 설 풍속도를 텔레비전 속에서나 보고 느낄 수 있다. 

참으로 아쉬운 것은 조상에 대한 효사상은 물론 웃어른에 대한 경로사상, 이웃사랑이 예전보다 많이 퇴색했다는 점이다.

먹을 것이 모자라 사는 형편은 어려웠지만, 그때는 사회공동체로서 그것은 도리였고 미풍양속이었는데 이제 그런 풍경은 찾아보기 어렵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웃으로 살면서 왕래는커녕 옆집 사람이 누구인지, 이름조차 모르고 사는 오늘날 도시의 비정한 세태를 보노라면 개인주의에 이기주의까지 만연해 있음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이틀 후면 전국의 고속도로, 국도, 지방도, 철도, 하늘길, 바닷길 할 것 없이 차량과 인파로 홍수를 이루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는 뜻깊은 명절을 맞고도 함께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이 있다. 

남들이 모두 고향을 향해 달려가건만 그렇지 못한 이들, 그들은 명절이면 오히려 더 외롭고 쓸쓸하기 마련이다. 

가야 할 고향은 있으나 가지 못하는 실향민과 이산가족들이 그렇고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귀성을 포기한 이들, 의지할 데 없는 독거 노인들이 그렇고 보호시설의 부모 없는 어린이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남북의 긴장 속에 국토방위를 위해 혹한의 전방 고지에서, 해안초소에서 밤을 지키는 군 장병들, 그리고 국민의 안녕질서를 위해 고생하는 경찰관, 소방관들, 또 음지에서 근무하는 많은 공직자가 모두 그러할 것이다. 

이들에게 설날은 오히려 더 힘든 날이 될 수밖에 없다. 

마음으로나마 그들에게 위로를 보내야 하겠다. 

세월은 무정하게 우리 모두의 얼굴에 주름살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희망을 잉태하지 못하는 삶은 우리의 가슴속에 주름살을 만들 수 있다. 올해에도 시련과 수난이 닥칠 수도 있겠지만 아침 햇살이 들판의 안개를 걷어내듯이 이번 설날에는 회한과 미망을 털어내고 새해의 희망을 찾아 나서는 따뜻하고 행복한 설날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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