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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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품을 때
  • 광주타임즈
  • 승인 2024.02.1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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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광타춘추]박상주 주필=맹위를 떨치던 추위가 이젠 거의 물러가고 하늘도 맑고 기온도 알맞게 따스하니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생각에 마음이 설레 인다. 

얼어붙었던 대지도 모든 생물의 탄생을 받아들이기 위해 느긋하게 기지개를 켜며 봄을 알리는 몸짓을 시작하고 있다.

해마다 오고 가는 봄이지만, 세상에 봄소식처럼 반가운 전언도 드물 것이다. 남녘 어디쯤 개나리가 피기 시작했고 양지쪽에 봄나물이 돋아나고 있다.

사주팔자에 역마살이 끼면 바깥으로 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이따금 바깥바람을 쐬지 못하면 몸살을 앓을 정도다. 그러나 이번 겨울은 너무나 이래저래 혹독하지 않았나 싶다.

나이 탓인지 따뜻한 아랫목을 동면상태로 뒹굴면서 어서 빨리 봄이 오길 기다릴 따름이다.

일몰 시각이 차츰 길어지면서, 식탁에도 봄나물이 자주 오르기 시작함에 또 바깥나들이를 위한 기지개를 켜며 잠에서 깨어본다.

아직은 잔설이 그늘에 묻어 있을 것 같은 산사를 가보기로 작정하고 은밀하게 채비도 해본다. 그렇다고 며칠씩 걸릴 정도의 먼 곳은 아니다. 그저 겨울이 지났음을 느끼고 싶은 마음으로 가벼운 행장 차림이다.

아침부터 바삐 움직여 보지만 가까운 곳의 산사라도 정오가 지나서야 겨우 도착한다. 가파른 오솔길을 오르면서 한눈을 팔아 시간을 지체했기 때문이다. 하늘을 향해 두 팔 벌린 나무마다 아직은 잎 떨군 빈 가지를 이고 있고, 그 가지 사이로 불어오는 고추바람이 아직은 피부에 닿으면 차갑게 느껴진다. 하지만 오는 계절을 막을 도리가 없는 듯 벌써 양지바른 곳에서는 새싹이 파릇이 돋아오른다.

또 일찍 잠에서 깨어나 물오른 빛깔을 띤 나무들은 이미 가지마다 실눈을 뜨고 있다. 계곡의 물소리도 힘차게 들린다. 산 그늘에 있으리라 여겼던 잔설 따위도 어느덧 녹아 자취를 감추었다.

봄(春), 어느새 양춘가절(陽春佳節)이 한 바퀴 회전해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은 며칠 따뜻해 겨울이 끝나는가 싶어 두꺼운 옷을 벗어 던지고 봄기운에 들떠 있다 보면 그것 보란 듯이 이내 추위가 맹위를 떨치곤 한다.

살다 보면 좋은 일이 있는가 싶으면 나쁜 일이 생기는 이치 또한 자연의 운행에 기인한다. 그러기에 선현들은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해 좋은 일이 생기면 마음 닦기를 게을리하지를 않았다. 이제 겨울이면 어떻고, 한파면 어떠랴. 어차피 곧 봄이 온다. 

봄은 새로운 출발의 시작이고 봄은 언제나 아름답다. 설렘과 기대를 안겨 주는 계절이다. 긴 겨울을 보내고 굳었던 땅을 녹이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만 하는 봄.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고 가슴이 뛰는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봄의 위대함과 들꽃의 강인함에 감동할 희망찬 대 우주의 계절이 온다. 

우리 모두 한 마음으로 문을 활짝 열어놓고 꽃샘바람 가득 가슴으로 맞으며 세월과 한번 크게 대적할 때다. 아름다운 꽃은 겨울이 추울수록 고운 색깔을 띠는 법이다. 어려움을 견디고 나면 희망찬 고운 날이 오기 마련이다. 

희망을 품고 있는 우리에게 용기를 내 다시 일어서게 하는 따뜻한 봄이 오고 있다. 

이제 희망을 품고 나아가는 일만 남았다.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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