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은 몇시에” 전공의 사태에 보호자들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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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은 몇시에” 전공의 사태에 보호자들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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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2.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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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전공의 집단 이탈…대학병원 혼란
긴급 수술 날짜 잡혀도 시간은 확정 안돼
보호자 발만 동동…“정상화 도대체 언제쯤”
전공의 집단 행동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21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전공의 집단 행동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21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 “오늘 수술한다는데 이마저도 몇 시에 하는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 행동이 이틀차를 맞은 21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본관 수술 병동 앞 보호자 대기실.

수술실로 가족들을 들여보낸 보호자들은 TV를 통해 송출되는 뉴스 속 시계를 뚫어져라 바라보거나 천장을 향해 한숨을 내쉬었다.

심장질환 등 급한 수술이 필요한 탓에 가까스로 일정이 잡혔지만 전공의들의 집단 행동 여파가 수술실까지 뻗치고 있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현재 수술 병동에서는 현장 전공의들이 부족해 수술팀 구성까지 시간이 걸리면서 일부 수술에 대해 정확한 일정이 잡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호자들은 “이날 중 반드시 수술한다”는 병원의 안내에만 기댈 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허공을 바라봤다.

장폐색을 앓는 아내를 수술실로 들여보낸 최모(69)씨 또한 같은 이유로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공의가 부족하지 않았더라면 아내가 곧장 수술대에 올랐을 것이라며 확정되지 않은 수술 시간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최씨는 “선임 교수가 전적으로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고 한다. 전공의가 부족해 수술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는 처음”이라며 “수술을 기다리던 중 상태가 악화되면 어떡하나. 수술실 정상화가 언제쯤 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비슷한 시간 전남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는 사설구급차가 오가며 응급병동에서 나오는 환자들을 이송했다.

이들은 응급병동 내 장기 입원 과정에서 상태가 호전된 자들로 요양병원 또는 2차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전남대병원으로 도착한 신규 발생 응급 환자들도 위중한 정도에 따라 지역 내 종합병원 응급실로 돌려보내지고 있다.

사설구급업체 소속 한 응급구조사는 “전날만 해도 이 구급차로 6명을 전남대병원으로 이송했는데 모두 다른 병원으로 보내졌다”며 “때문에 전남대병원 등 대학 병원 응급실은 상대적으로 한산한 듯 하다. 전공의 부족 사태가 응급실까지 번진 여파가 아닌지”라고 했다.

이에 병원 관계자는 “병원 측이 나서 전원 조치를 하는 경우는 현재 전체 병동에서 없다. 장기 입원 환자 퇴원과 신규 입원자가 줄어들면서 일부 병동이 비어보이고 경증 환자가 자체 퇴원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기준 3차 의료기관인 전남대병원 근무 전공의 319명 중 76.8%인 24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 중 본·분원을 통틀어 전공의 207명이 출근하지 않았다.

조선대병원에서도 전공의 총 142명 중 사직서를 낸 107명이 모두 진료 거부에 동참했다.

복지부는 일선을 떠난 전공의들이 업무 복귀 명령에 끝내 따르지 않을 경우 의사 면허 취소 등 추가 행정 처분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 역시 진료 거부 전공의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되면 엄정 수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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