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록교 재가설…“돌아서 3㎞” 노인들 어쩌나
상태바
장록교 재가설…“돌아서 3㎞” 노인들 어쩌나
  • /뉴시스
  • 승인 2024.03.18 16: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침수예방 하천정비사업 일환 올 하반기 공사
“대부분 고령…임시 보행로 없으면 교통사각”
18일 오전 광주 광산구 장록교에서 마을 주민이 차량을 피해 보행로가 없는 교각을 걷고 있다.       					        /뉴시스
18일 오전 광주 광산구 장록교에서 마을 주민이 차량을 피해 보행로가 없는 교각을 걷고 있다. /뉴시스

 

[광주타임즈]“노인이 후들거리는 다리로 어찌 2~3㎞를 걸어 돌아겠소.”

광주 도심과 마을을 잇는 장록교가 보행로가 마련되지 않은 채 재가설을 앞두고 있어 고령 주민들이 수㎞를 돌아가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18일 오전 광주 도산동 장록교에서는 주민들이 갓길에 바짝 붙어 차량과 함께 도로를 교행하고 있었다.

자전거·이륜차를 탄 고령의 주민들은 역과 시장이 있는 도심으로 향하기 위해 사고 위험을 감수하고 보행로가 없는 교각을 건너고 있었다.

한 주민은 “돌아가면 한참 걸리는데 노인이 별 수 있겠소”라고 말했다.

장록교는 지난 1979년 광주 도산동 917-3일대에 설치된 편도 2차로 규모 교각이다. 지난 40여년간 도심과 장록, 송촌 마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오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달 말부터 장록교에 ‘교각 우회’ 팻말이 세워지면서 걱정이 앞섰다.

장록교는 지난 2020년 8월 집중호우로 하천이 불어나면서 정비사업에 포함, 올해 하반기 재가설을 앞두고 있다.

주민들은 장록교 없이 마을에서 도심을 향하려면 수 ㎞를 돌아가야 한다며 안전한 보행로가 있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장록마을에 사는 이모(78)씨는 “마을 대부분이 고령인데 노인들이 2~3㎞떨어진 곳까지 어떻게 돌아가겠느냐”고 걱정했다.

장록동 주민 한모(68)씨는 “비교적 건강한 분들은 이륜차·자전거를 타지만 거동이 불편한 대부분 주민이 교통사각지대에 놓인 셈”이라며 “평소 교각에서 보행자 사고가 많이 나는 만큼 안전한 임시 보행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강현 광산구의회 의원은 이날 286회 임시회 1차 본회의 5분발언에서 “광주 인권헌장은 시민 모두에게 장벽 없는 편리한 도시와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과 편리를 위한 시설을 마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 의원은 “아무런 대책 없이 주민에게 우회하라며 표지판만 세우는 것은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면서 “인도교를 가설해 장애인·노인·아동·교통약자들의 안전과 편리를 도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람에게 돌아가라고 할 것이 아니라 자동차가 우회하도록 하는 게 원칙”이라며 “지금이라도 교량에 인도교를 설치하면 모두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 수혜를 누릴 것”이라고 촉구했다.

광산구는 관계기관과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구 관계자는 “공사 주체인 광주시와 영산강유역환경청에 교통약자를 위한 대체 보행시설을 설치해달라고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