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군을 북한군으로…5·18 왜곡 지만원 모두 ‘허위’
상태바
시민군을 북한군으로…5·18 왜곡 지만원 모두 ‘허위’
  • /뉴시스
  • 승인 2024.04.03 18: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18 조사위, 지만원 주장 42가지 근거 분석
모든 내용 사실과 다르거나 의도적 왜곡 확인
비전문·비과학적 지식으로 북한군 낭설 유포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2일 '5·18민주화운동 당시 북한 특수군의 광주일원 침투 주장사건' 보고서를 공개하고 5·18을 왜곡해온 지만원씨의 주장이 모두 허위이며 사실무근으로 결론났다고 밝혔다. 사진 속 인물은 5·18 당시 시민군이었던 차복환씨로 오랜 기간 지씨등 극우 인사들에 의해 북한특수군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다 지난 2022년 정체가 밝혀졌다. /뉴시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2일 '5·18민주화운동 당시 북한 특수군의 광주일원 침투 주장사건' 보고서를 공개하고 5·18을 왜곡해온 지만원씨의 주장이 모두 허위이며 사실무근으로 결론났다고 밝혔다. 사진 속 인물은 5·18 당시 시민군이었던 차복환씨로 오랜 기간 지씨등 극우 인사들에 의해 북한특수군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다 지난 2022년 정체가 밝혀졌다. /뉴시스

[광주타임즈]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조사위)가 지만원 등 극우 인사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5·18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 침투설 주장을 조사하고 반박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를 통해 지씨가 5·18 당시 북한군이 침투한 증거라며 내놓았던 주장들은 모두 사실무근으로 결론났다.

조사위는 지난 2일 ‘5·18민주화운동 당시 북한 특수군의 광주일원 침투 주장사건’ 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조사는 지씨 등 극우 인사들 사이에서 확대·재생산되고 있는 5·18 왜곡·폄훼 시도를 뿌리뽑고 오해를 종식시키며 국민 통합에 기여할 목적에서 진행됐다.

조사위는 지씨가 낸 ‘5·18 작전 북이 수행한 결정적 증거 42개’ 책의 내용을 검증하는 것으로 해당 조사를 시작했다. 책은 지씨가 지난 2023년 발간한 것으로 북한군 침투설을 주장하는 극우 인사들의 논거 대부분이 이 책에서 기인되고 있다.

조사 결과 지씨 등 극우 인사들이 제기하고 있는 5·18 당시 북한군 침투설은 상당 부분 구체적인 근거가 결여돼있고 5·18 당시의 사진을 잘못 판독한데다 이를 제한된 군사 지식으로 해석하는 오류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씨가 5·18 당시 현장 사진을 제시하며 관련 주장을 이어온 것은 위의 조사 결과에 더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지씨는 지난 2015년 자신이 운영하는 누리집에 필명 ‘노숙자담요’가 게시한 시민군과 북한군 사이 얼굴을 대조 분석한 게시물의 내용을 고스란히 인용, 시민군을 5·18 당시 광주로 침투한 북한군 특수군 이른바 ‘광수’들로 둔갑시켜 퍼트렸다.

이후 명예훼손으로 피소된 지씨는 2016년 3월 8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피의자 신문 과정에서 ‘노숙자담요가 제공하는 영상분석기술을 이용해 광수를 특정해냈다’고 주장했다.

지씨의 주장을 분석한 조사위는 지씨의 ‘영상분석기술’에 대해 두 인물 사진에 선을 긋고 도형을 대입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결론내렸다.

촬영 시기 상 수 십 년의 시차가 있는 사진 두 장을 놓고 눈, 코, 입 등 1〜2개 특정 부위가 유사하다거나 각 부위를 연결한 선의 형태가 같다면서 이들이 동일 인물이라고 주장한 점이 과학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또 이 방법은 사진 촬영 각도와 촬영 당시의 조도, 피사체의 동작과 표정·크기 등 수많은 변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방법이라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대표적인 ‘광수’ 사진 속 시민군이 낀 장갑에 대해 ‘기관총열 교환을 위해 군인들이 끼는 석면 장갑’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는 단순 면장갑으로 분석됐다. 당시 대한민국 국군 야전교범이 소개하는 기관총열 교환 전용 석면 장갑은 손모아장갑 형태나, 지씨가 주장한 사진 속 장갑은 손가락이 개별적으로 들어가는 장갑인 형태다.

조사위는 지씨가 이처럼 비전문적이고 비과학적인데다 제한된 지식을 토대로 광수설을 퍼트렸다고 판단했다.

또 북한군 600명이 1980년 5월 21일 전남도 17곳 무기고를 습격했다는 지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당시 무기고 습격에 참여한 사람들이 북한과 관련돼있다는 어떠한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

북한 교과서에 ‘남한의 민주화운동은 모두 김일성 교시에 따른 것’이라고 나와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지씨가 북한 교과서에서 왜곡하고 있는 5·18 관련 내용만을 발췌해 자신 주장의 근거로 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위에 예비군 참여가 없었으므로 고난도 군사작전을 수행한 자들은 북괴군이다’는 주장도 무너졌다. 당시 통계 분석 결과 전남지역 20~40대 남성 10명 중 약 3.7명이 무기사용법을 훈련받은 예비군인 점이 확인됐고 예비군들을 중심으로 총기 교육과 계엄군 교전이 이뤄졌다는 증언이 나오며 논파됐다.

이밖에 북한군의 광주교도소 습격설과 이 과정에서 475명이 숨졌다는 주장도 낭설에 그쳤다.     

조사위는 오는 15일까지 이번 보고서에 대한 광주 시민 단체의 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종합된 의견을 대정부 권고안 등과 함께 묶어 오는 6월 발표되는 대국민 종합 보고서에 첨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