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주기…추모시설 건립 등 후속 사업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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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0주기…추모시설 건립 등 후속 사업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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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4.0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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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안전공원 사업비 발목…첫 삽도 못 떠
목포 생명기억관, 2029년 15주기에나 완공
올 초 개관 해양안전관 활성화 과제로 남아

[광주타임즈] 차디찬 바다에서 서서히 꺼져가는 생명이 무사히 뭍으로 올라오길 온 국민이 염원했던 참사가 이제 10년째를 맞는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져 ‘세월이 약’이라는 말도 있지만, 우리는 “잊지 않겠다. 기억하겠노라”고 다짐했던 약속을 아직 지키지 못했다.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추모·교육·체험 시설 건립 사업은 여전히 더디기만 하다.

8일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10주기에 맞춰 준공 예정이었던 4·16 생명안전공원은 사업비 협의 과정에서 발목이 잡혀 거듭 지연되고 있다.

재설계 과정과 함께 각종 인허가 절차가 남아 오는 2026년 12월에나 준공될 것으로 보인다. 참사 10주기를 맞는 이 달에도 첫 삽조차 뜨지 못한다.

세월호 선체를 영구 보전하고 추모·기억·안전 교육 등 복합시설로 활용하는 사업도 마무리되려면 아직 5년이나 더 남았다.

선체가 임시 거치된 목포신항만 인근 3만4000㎡ 배후 부지에는 가칭 ‘국립 세월호생명기억관’ 조성 사업이 추진 중이다.
현 거치 장소로부터 1.7㎞ 가량 떨어진 목포 고하도 신항만 배후부지(해상 매립 예정지)로 옮긴 뒤 주변 해양 안전 복합 시설로 만드는 것이 골자다. 세월호 희생자와 방문객이 교감할 수 있도록 4·16기억관을 비롯해 생명공원과 생명체험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러나 기존 사업비가 2117억 원에서 397억 원 상당 증액이 불가피하다. 참사 15주기인 오는 2029년에나 완공될 예정이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그나마 해양 안전사고 전문 교육·체험 시설인 ‘국민해양안전관’은 올해 초 문을 열었다. 유족들이 애타게 희생자 유해를 기다리던 진도 팽목항 인근에 지하 1층·지상 2층, 4463㎡ 규모로 지어져 운영 중이다.

실내에는 선박 탈출·선박 경사·이안류 등 특화 체험 프로그램 13종을 운용할 시설이 들어섰다. 구명조끼·고무보트·구명뗏목 활용 요령 등에 대한 체험 교육이 가능하고, 야외에는 1947㎡ 규모의 해양 안전 정원과 함께 조형물도 마련됐다.

다만 올해 1월 정식 개관 이후 하루 방문자는 평균 1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소년들이 시설을 두루 이용하고 참사 교훈을 되새길 수 있도록 체험활동을 유치하는 등 노력이 숙제로 남았다.

참사 남긴 과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이후에도 이태원 참사와 이천 물류센터 화재 등 각종 재난이 끊이지 않으면서 독립적인 상설 조사 기구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책임자 처벌을 도맡는 독립 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행정안전부에는 재난안전조사과와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재난원인조사실이 있으나, 매번 참사가 날 때마다 정부 조사를 신뢰하지 못하거나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참사 10주기를 앞둔 유가족들도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독립된 조사 기구 상설화를 명문화하는 법 제정을 호소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 위원회 박래군 공동집행위원장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는 조사를 거의 할 수도 없는 지경으로 만들어 강제 종료됐다”며 “이후 사회적 재난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만들어졌지만 진상 규명 투입 인력이 30여 명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립적인 조사를 할 수 있는 사람으로 구성되기보다는 정치권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사람들이 오니까 여러 한계가 있었다. 이 문제를 극복하려면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상설 기구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생명 안전 기본법을 만들고, 그 안에 독립적 조사 기구를 만든다는 내용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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