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작가들의 이색 도자기 ACC서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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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작가들의 이색 도자기 ACC서 볼까
  • /양선옥 기자
  • 승인 2024.04.1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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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전당, 18일 첫 도예 전시 ‘길 위에 도자’ 개막
7월 28일까지…이주자 관점에서 현대 도예 조명
세 오의 '자화상'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세 오의 '자화상'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광주타임즈] 양선옥 기자=아시아에서 이주해 온 작가들의 이색 도자기 전시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다.

아시아문화전당은 오는 18일부터 7월 28일까지 문화창조원 복합전시 6관에서 현대 도예 전시 ‘길 위에 도자’를 선보인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설치 및 미디어 매체 전시를 주로 선보이는 ACC에서 진행하는 첫 도예 전시로 아시아에서 이주한 도예의 전개 양상을 현대 미술로 새롭게 해석해 소개한다. 

ACC가 아시아를 주제로 다양한 담론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아시아 네트워크’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전시는 이주의 경험을 가진 작가들을 통해 아시아 외부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현대 도자를 조명한다.

전시는 ‘스티븐 영 리(한국계 미국)’, ‘린다 응우옌 로페즈(베트남-멕시코계 미국)’, ‘세 오(한국계 미국)’, ‘에이미 리 샌포드(캄보디아계 미국)’ 등 4인이 참여한다. 참여 작가는 이민 2세대 혹은 입양과 같은 개인의 이주 서사에서 비롯한 문화적 충돌과 정체성 탐구맥락에서 자신의 서사를 도자에 담아낸다. 도예의 양식사적 접근이 아닌 인류의 역사와 흘러온 이주 현상을 통해 현대 도예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본다.   

특히 스티븐 영 리, 린다 응우옌 로페즈, 세 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미국을 떠나 광주지역에 있는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일부 작품을 창·제작해 더욱 관심을 모은다. 

스티븐 영 리(Steven Young Lee) 작가는 부모님이 한국인으로 이민 2세대 도예 작가다. 작가는 도자의 기형을 깨트려 완벽한 균형미를 최고로 여기는 도자의 전통적인 관습에 도전하는 작업을 한국의 전통 도자 형태를 기반으로 다양한 문화권의 문양을 사용해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광주에서 제작한 3점과 미국에서 제작한 4점을 더해 총 7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스티븐 영 리 작가는 “일부 작품을 광주에서 창·제작해 한국의 유약으로 만든 작품이 한국에 선보여지는 것이 몹시 설레인다”고 말했다.

린다 응우옌 로페즈(Linda Nguyen Lopez) 작가는 유년시절 부모님의 이민배경에서 오는 언어적 어려움을 계기로 일상의 매우 사소하고 주변적인 사물들에 관심을 가지고 대걸레나 먼지 등을 의인화한 도자 조각들을 제작해 오고 있다. 광주에서 창작한 3점의 ‘털복숭이 먼지’ 시리즈와 관람객들이 직접 앉을 수 있는 의자형 도자 조각 4점 등 총 7점의 신작이 관람객을 맞는다.   

린다 응우옌 로페즈 작가는 “광주에 와서 굉장히 기쁘고 조선대에서 시리즈 ‘먼지’ 작품을 제작할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작품은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주변의 것들을 추상적으로 담아냈다”고 말했다.  

세 오(Se Oh) 작가는 주로 자연의 형태에서 모티프를 차용하고 재료적으로는 한국의 고려청자 유약을 사용해 자신의 정체성에 관한 주제를 도자에 녹여낸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 ‘정(精)원’을 포함해 다수의 작품이 광주의 식물에서 영감을 받아 한국의 흙을 사용해 창작됐다.   

에이미 리 샌포드(Amy Lee Sanford)는 사회가 개인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도예로 표현하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도자 관련 퍼포먼스 영상과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오는 18일 진행되는 개막식에는 작품 제작을 지원·협력한 조선대학교 김춘성 총장을 포함해 스티븐 영 리, 세 오 작가가 참석할 예정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이강현 전당장은 “‘길 위에 도자’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이주 예술가를 이해하고, 현대 도예의 경험을 넓혀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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