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로 구현한 광주의 고통과 연대의 몸짓
상태바
발레로 구현한 광주의 고통과 연대의 몸짓
  • /전효정 기자
  • 승인 2024.05.07 17: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주시립발레단 ‘DIVINE’ 다시 무대에
24~25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 공연
5·18 참상 몸짓으로…무용·평단계 찬사
광주시립발레단의 ‘DIVINE’ 공연 모습.  		            /광주시립발레단 제공
광주시립발레단의 ‘DIVINE’ 공연 모습. /광주시립발레단 제공

[광주타임즈] 전효정 기자=지난해 7월 첫 공연 후 무용계와 평단의 큰 찬사를 받았던 발레 공연 ‘DIVINE’이 올해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다.

광주시립발레단은 브랜드 공연 ‘DIVINE’을 오는 24일 오후 7시 30분, 25일 오후 3시, 7시 총 3회,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Divine’은 ‘신성한, 숭고한, 천상의’란 뜻으로 번역되는 단어로 5·18 영령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우리 광주시민 모두를 아우르는 이미지로 차용된 작품의 제목이다. ‘DIVINE’은 분노, 고통, 희생, 용서, 치유의 과정을 원초적 몸짓으로 펼쳐나간다. 

광주의 아픔을 넘어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일어날 수 있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극적 순간들을 인류 보편의 동일한 감정으로 전달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컨템포러리 발레로 탄생시켰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발레라는 장르로 자유분방하며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구체적인 역사적 트라우마를 소재로 했음에도 ‘DIVINE’은 좀처럼 스토리나 캐릭터를 드러내지 않은 채 환상적이고도 숭고한 미장센에서 참혹했던 그날의 모습을 목격하게 한다.

약 50명의 대규모 출연진은 침묵을 깨고 탄식과 애도의 몸짓을 펼치기도 하며, 자유를 향한 절규를 닮은 몸부림을 펼치기도 한다. 차가운 조명 테두리와 뜨거운 잿가루 뭉치가 교차하고 적군과 아군의 구분을 상실한 몸들이 순백의 존재들로 대체되면서 억압과 고통이 구원으로 승화된다.

무용수의 몸과 하나가 된 의상, 강렬하면서도 서정적인 음악, 조명·세트·소품 등을 때론 미니멀하게 때론 압도적으로, 때론 심미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작품의 세련된 감각을 풍부하게 조성한다.

‘DIVINE’은 2023년 제30회 월간 ‘몸’ 주관 무용예술상 작품상을 수상해 한국 발레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평단의 많은 호평을 받았다. 

발레평론가들은 “극적인 서사를 배제하고 환상적이고 잔혹했던 시간들을 발레 언어로 표현했으며 정치적 파국과 구원, 고통과 연대의 몸짓이 더할 수 없이 상서롭게 표현됐다”고 말했다.

동시대의 새로운 창작을 위한 광주시립발레단의 과감하면서도 자신감 있는 추진력을 여실히 확인시킨 신작이다. 연출적인 면이나 안무적인 면에서 한국을 넘어 해외무대에서 소통될 만한 동시대적인 세련미를 갖추고 있으며, 광주시립발레단의 차별화된 창작 레퍼토리 확립에서 이정표가 될 만한 작품이다.

안무가 주재만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을 표현하고자 했다. 극장에 앉아서 공연하는 것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채 슬픔과 고통만이 아닌 모두가 고귀한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힐링할 수 있는 공연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총연출을 맡은 광주시립발레단 박경숙 예술감독은 “2023년 호평을 받았던 광주시립발레단의 독창적 작품인 ‘DIVINE’을 재공연하게 돼 매우 뜻깊다”며 “이 작품은 누구나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관객 각자의 삶에 기반해 나름대로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 5·18 영령과 가족, 광주시민을 위로할 수 있는 더욱 확장된 예술적 감동을 선사하겠다”고 밝혔다.

티켓은 R석 3만 원 S석 2만 원 A석 1만 원으로 7세 이상 관람(초등학생 이상)할 수 있으며, 광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