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지명자, 실망스러운 舌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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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지명자, 실망스러운 舌禍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6.12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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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편집국장 김미자 = 문창극 국무총리 지명자가 부적절한 설화(舌禍)로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우리 민족이 이조 500년 세월을 허송했기 때문에 일제의 식민 지배를 받는 건 당연하고, 남북 분단이 되지 않았으면 공산화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한 과거 동영상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교회 내에서 행한 강연 내용이긴 하지만 참으로 위험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다.

이같은 주장은 우리 민족을 비하하는 뿌리 깊은 역사관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탄이 쏟아지고 있다.

또 제주 4·3민주항쟁을 폭동으로 규정한다든가 우리 민족의 핏속에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한 DNA가 남아 있어 남한테 신세 진다는 내용들이 주류를 이뤄,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언을 마다하지 않을 ‘총리’라는 기대를 일거에 무너뜨리고 있다.

문 지명자는 11일 오전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한 ‘책임총리’에 대한 질문에 “책임총리는 무슨, 그런 것은 처음 들어본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아무리 국정공백을 최단기화 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지만 정 총리 사의 표명 이후 인사검증 시스템의 또 다른 오류임에 틀림없다.

국민 일반의 상식을 비웃는 일련의 망언에, 야당은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고 청와대와 여당도 당혹해 하고 있다.

역사관·국가관은 당연히 총리의 자격·자질 요건이다. 국민이 충분히 납득하고 또 양해하기 위해서는 문 지명자 본인의 진솔한 사과와 진지한 해명이 당연히 뒤따라야 마땅하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드러나는 문지명자의 행태는 문제될게 없다란 여유로운 모습이다.

문 지명자는 중앙일보 재직 시 칼럼을 통해 세종시 건설을 반대하는 등 수도권 편향의 시각을 드러냈다.

이처럼 왜곡된 역사관과 불균형한 국가발전관에 사로잡힌 인사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는게 과연 옳은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문 지명자가 다른 정치인이나 법조인 출신 인사들보다는 재산 형성 등 도덕성의 문제가 적을 것이란 예상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우편향적 사상을 가졌다면 책임총리라는 중책에 걸맞지 않다.

어쨌거나 여당의 우려처럼 인사청문회가 정권 흠집내기 도구로 악용돼선 안된다. 지금 상태로라면 청문회장에 갈 것도 없어 보이지만, 만약 청문절차가 진행된다면 신상털기를 자제하고 후보자의 우편향적 사상이든 능력이든 제대로 한번 검증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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