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소방장비 관리·감독 ‘눈뜬 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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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소방장비 관리·감독 ‘눈뜬 장님’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12.09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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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2명, 100여개 훔쳐 판매 ‘용돈벌이’
일부 관리사무소 한달 지나서야 알아차려
“관창 없을시 대형피해 유발…수시점검 필요”

[사회=광주타임즈]전효정 기자=최근 다중시설에서 발생한 잇따른 불이 소방설비 미비로 인해 피해가 커진 것으로 드러나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초기진압 용으로 아파트에 설치된 소방장비가 도난을 당해도 관리사무소 등이 인지조차 하지 못해 점검이 필요하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9일 아파트에 각 층에 설치된 소방호스 관창만 훔쳐 판매한 10대 2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이들이 훔친 소방호스 관창은 총 109개로 광주지역 14곳의 아파트가 털렸지만 관리사무소는 경찰의 현장조사가 이뤄진 뒤에야 인지했다.

경찰은 정군 등이 소방호스 관창은 동과 알루미늄 등으로 만들어져 있고 손쉽게 분리할 수 있는 사실을 알고 훔친 뒤 고물상에 팔았다고 밝혔다.

또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소방호스가 들어있는 소화전은 점검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노려 밤늦은 시간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이 중 한 아파트는 지난 11월 초 1개동(15층) 전층의 소방호스 관창이 사라졌지만 최근에서야 인지하고 한 달여 만에 교체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호스 관창은 불이 났을 때 119 등이 도착하기 전 주민들이 초기진압을 할 수 있도록 아파트 각 층에 설치된 소화전에 비치돼 있다.

하지만 손잡이와 물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관창이 없을 경우 불이 났을 때 발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무용지물이 된다.

또 소방호스 끝이 제멋대로 움직이며 불인 난 곳까지 가까이 다가서야 하기 때문에 부상 위험도 있다.

일부 아파트 경우 물의 양을 조절 하지 못하는 직사형 발사만 가능한 관창이 설치돼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광주시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복도식 아파트는 직사형 관창이 필요하지만 한 층에 2가구가 마주보는 계단형의 경우 물이 강하게 발사되는 것보다 분사 할 수 있는 소방장비가 효율적이다”며 “10여m도 떨어지지 않은 옆집에 불이 난 것을 발견하고 소화전을 이용해 1차 진압을 시도했지만 직사형일 경우 물이 강하게 뿌려져 자칫 사람이 다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방호스의 관창은 물이 똑바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장비이다”며 “없을 경우 초기진압이 안 돼 대형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관리사무소 등이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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