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학교 운동부 성희롱·가혹행위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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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학교 운동부 성희롱·가혹행위 ‘만연’
  • 광주타임즈
  • 승인 2015.04.1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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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교육청, 135개교·1719명 대상 조사…4.9% “심리·신체적 폭력 경험”
피해 60~70% 초등운동부 집중…교육청, 지도자 퇴출·처우개선 ‘당근 채찍’
[광주=광주타임즈]박재범 기자=광주지역 학교운동부 선수들에게 대한 구타와 가혹행위, 성희롱 등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당국은 비리 지도자의 경우 적발될 경우 영구퇴출시키는 한편 지도자의 열악한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서는 등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들고 나와 학교 체육폭력이 사그라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 광주시 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운동부를 육성중인 광주지역 135개 초·중·고등학교 운동선수 1719명을 대상으로 (성)폭력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44명(2.6%)이 "심리적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심리적 폭력은 심한 욕설이나 비난, 위협이나 협박, 괴롭힘, 집단 따돌림 등 비신체적 폭력을 말한다.

또 39명(2.3%)은 '심한 기합이나 얼차려 등으로 신체적 고통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고, 손발이나 몽둥이를 이용한 구타와 성희롱을 경험한 학생도 각각 28명과 22명에 달했다.

구타·심리적 폭력·가혹행위·성희롱 모두 초등학교가 전체 60∼70%에 달해 초등운동부의 폭력실태가 상대적으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광주시의회 교육위원회의 전수조사 요구에 따라 2012년 대한체육회에서 개발한 설문지를 수정·보완해 이뤄졌다. 그러나 익명성이나 소신응답이 가능한 우편접수 방식이 아닌 장학사, 주무관이 학교를 일일이 방문해 설문하는 방식이어서 실제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조사 결과, 구타와 가혹행위 피해자 10명 중 6∼7명은 가해자로 '코치'를 첫 손에 지목했고, 다음으로 선배, 동료, 기타 순이었다. 심리적 폭력은 가해자의 절반이 '선배'고, 성희롱은 54.6%가 '동료'인 것으로 조사됐다.

횟수는 구타의 경우 '한 달에 1∼2번'이 32.1%, '1주일에 1∼2회'가 28.6%, '거의 매일'이 10.7%, '1주일에 3∼4회'가 3.6%로 조사됐으며, 심리적 폭력과 가혹행위는 절반 가량이 '훈련 중' 또는 '숙소생활 중'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훈련 후'나 '시합후'에 이뤄진 사례도 구타가 12.1%, 심리적 폭력이 18.8%, 가혹행위 14.6%에 달했다. 또 성희롱의 7.7%는 전지훈련 도중 이뤄졌다.

가해 장소는 구타의 60%, 가혹행위의 50%, 심리적 폭력의 35%가 '운동장이나 체육관'이었고, 성희롱은 '운동부실'(23.1%)이나 '샤워장'(15.4%)에서 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시 교육청은 체육폭력 방지를 위해 폭력이나 폭언을 일삼는 문제지도자는 적발될 경우 해임 처분하고, 금품이나 향응, 회계처리 부정행위를 저지른 경우 영구퇴출시키기로 했다.

동시에 지도자들의 인건비를 공무원 봉급 인상률에 맞춰 인상하고, 지도자에 대한 학부모 부담 추가인건비를 양성화하는 등 당근책도 함께 내놓았다.

시교육청 이병관 장학관은 "승리지상주의로 인한 선수 인권문제는 체육계 내부 문제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체계적인 예방교육으로 폭력이 학교체육에서 근절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지역에서는 이번 조사대상 135개교를 포함해 모두 153개(초 53·중 55·고 45) 학교에서 운동부를 육성중이며, 종목수는 축구·야구·배구·농구·골프 등 42개, 팀수로는 232개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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