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폭염에 ‘녹조 비상’…영산강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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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폭염에 ‘녹조 비상’…영산강 신음
  • 광주타임즈
  • 승인 2015.05.3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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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폭염 탓, 한 달 일찍 샛강부터 녹조 창궐
곳곳 녹조 띠 형성·붕어 수 마리 사체 둥둥
환경전문가 “인공보 준공 후 자체정화 능력 뚝”

[나주=광주타임즈]윤남철 기자=한여름 같은 5월 폭염이 몰고 온 이른 더위와 함께 찾아온 녹조에 남도의 젖줄인 영산강 지류가 신음하고 있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도 되기 전에 신음 소리를 내고 있는 샛강들은 올 여름 영산강의 생태계와 수질 건강에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예년 같으면 6월말에서 7월 중순께나 관찰되던 '영산강 지류 녹조' 현상은 최근 연일 30도를 웃도는 '5월 폭염' 탓에 한 달 이상 일찍 나타나고 있다.

31일 오전 지난해 7월 초순께 녹조와 곰팡이 낀 거품에 뒤 덮여 악취를 풍겼던 전남 나주시 안창동 구진교 밑을 흐르는 영산강 지류는 올해도 어김없이 정체된 채 녹조로 뒤 덮여 가고 있었다.

이곳에서 1.5km 아래 위치한 영산강 지류 중 한 곳인 신광천도 사정은 마찬 가지다.

영산강 일주도로 공사가 한 창인 회진교 아래 신광천 물빛은 진한 녹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지난여름 걸쭉한 녹조에 몸살을 앓았던 신광천은 올 여름도 녹조에 무사하지는 못할 것으로 관찰됐다.

나주 영산동 영산대교 인근에서 영산강 본류와 합류하는 샛강인 봉황천도 예외는 아니었다.

영산 1호 배수문교를 경계로 영산강 본류와 만나는 지점에서는 이미 녹조 띠가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누런 빛의 물위에 각종 부유물질이 가득한 수문 안쪽 강에서는 제법 씨알 굵은 붕어 수 마리가 군데군데 죽은 채 물위로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이곳은 농촌지역에 상수도가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전인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물이 맑아 아낙네들이 즐겨 찾던 빨래터가 있었던 곳이다.

배수문교 위를 어린 자녀들과 함께 거닐던 한 40대 초반 남성은 "아빠 어렸을 적에는 저 샛강에서 멱 감고 물고기 잡고 놀았는데 이제는 옛 추억이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환경 전문가들은 영산강에 인공보가 준공된 이후 수위가 샛강 턱밑까지 상승하면서 유속이 느려져 흐르지 못하고 오염원이 씻겨 내려가지 못하면서 자체정화 능력마저 크게 떨어져 매년 녹조발생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주민 김모(45)씨는 "영산강 수질이 맑아지려면 샛강부터 살아나야 하는데 물이 흐르지 못한 채 매년 녹조와 각종 오염물질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샛강을 살리려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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