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에 뿌려진 560만원…시민들이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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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에 뿌려진 560만원…시민들이 지켰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5.07.0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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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불성된 취객, 주머니서 흘려
행인 4명, 경찰 도착 전까지 지켜

[광주=광주타임즈]진태호 기자=술에 취해 길거리에 100여장의 5만원권이 뿌려진 것도 모른 채 쓰러져 있던 50대 남성이 시민과 경찰의 도움으로 한 푼도 도난당하지 않고 전액을 되찾았다.

2일 광주 서부경찰서 상무지구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10시50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한 숙박업소 앞 도로에 술에 취한 남성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112 상황실에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도로 위에서 술에 취해 두 다리를 뻗고 앉아 있는 A(57)씨와 그 주변에 널브러져 있는 5만원권 112장(560만원)을 발견했다.

경찰은 '무슨 일이냐. 돈을 주워야 한다'고 말을 건넸지만 이미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A씨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흩어진 5만원권 지폐를 줍고 A씨를 순찰차에 태워 지구대로 옮겼다.

경찰은 주머니 속에 있던 휴대전화의 통화 목록을 확인, A씨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주소와 술을 마신 경위를 파악했다.

조사 결과 서울에 살고 있는 A씨는 사업차 광주에 내려와 친구와 술을 마신 뒤 숙소로 가던 중 길을 찾지 못해 길거리에 주저앉았으며, 이 과정에서 친구에게 받아 겉옷 주머니에 넣어 둔 5만원권 현금을 무더기로 흘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친구를 통해 술에 취한 A씨를 숙소로 보냈으며 이날 술이 깨고 찾아온 A씨에게 보관하고 있던 돈을 되돌려줬다.

A씨는 경찰에 "술에 취해 큰 실수를 했다. 감사하다"는 말을 거듭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길거리에 흘린 돈을 한 푼도 도난당하거나 잃지 않고 찾게 된 것은 시민들의 도움이 있어 가능했다고 전했다.

길거리에 쓰러진 A씨와 주변에 흩뿌려진 돈을 발견해 신고한 남성 4명이 경찰 도착 전까지 A씨의 주변을 둘러싸고 다른 사람들이 돈을 주워가지 못하도록 지켰다는 것이다.

경찰 한 관계자는 "대화가 불가능한 정도로 A씨가 취해 있었다"며 "신고자들이 아니었다면 돈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시민의식이 빛난 사례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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