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이미지 쇄신” 광주·전남 교명 변경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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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이미지 쇄신” 광주·전남 교명 변경 ‘붐’
  • 광주타임즈
  • 승인 2015.07.06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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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새 광주 5개교·전남 15개교 …역사·일반고 전환 등 사유
학부모·총동문회, 묻지마식 변경 추진 반발…곳곳 진통·중단되기도
[전남=광주타임즈]최현웅 기자=광주·전남지역 일선 학교에 교명(校名) 변경이 붐을 이루고 있다.

역사와 전통, 학과 특성 등을 살리기 위해 학교 이름을 바꾸는 경우가 많지만, 학부모나 동문 반발로 진통을 겪거나 아예 중단된 학교도 나오고 있다.

29일 광주·전남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 광주·전남에서 교명을 변경했거나 추진중인 학교는 광주 5개교, 전남 15개교 등 모두 20개교에 이른다.

광주의 경우 2013년 1곳, 2014년 3곳에 이어 올해 1곳이 추진중이다.

우선 광주중앙여고와 중앙중이 모(母) 그룹을 본 따 금호중앙여고와 금호중앙중으로 명칭을 바꿨다. 중앙여고가 명칭을 변경한 건 설립 후 54년만이다. 광주 유일의 상업계 공립학교인 광주전산고는 광주경영고로 간판을 바꾸고, 금융서비스과와 회계서비스과, 비서사무서비스로 나눠 신입생을 모집했다.

비평준화 특수지학교인 세종고도 평준화고 전환을 앞두고 명진고로 변경했고 올해는 친일인사 이름이 붙어 논란이 된 백일초교가 이름바꾸기 작업에 나섰다.

전남에서는 우선 지난 2013년 특성화고 전환과 학과 특성, 이미지 쇄신을 이유로 주암종합고가 한국바둑고, 벌교제일고가 벌교상고, 대덕종고가 말산업고, 석교고가 진도국악고, 압해고가 신안해양과학고, 여수전자화학고가 여수석유화학고로 각각 이름을 변경했다.

지난해에는 전남제일고가 옛 목포상고의 역사와 전통이 단절됐다는 지적에 따라 목상고로 변경한 것을 비롯해 장흥실고가 정남진산업고로, 병영정보과학교가 병영상고로, 송지종합고가 송지고로, 영광실고가 영광공고로 줄줄이 이름을 바꿨다.

올해도 지난 3월 광양남초가 이설에 따른 학교 위치 변경을 감안해 광양마로초로 변경됐고, 광양실고는 광양하이텍고로 탈바꿈했다. 나주 봉황고도 혁신도시 이설에 맞춰 교명 변경을 진행중이다.

신입생을 끌어모으고 침체된 학교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고육책이지만, 곳곳에서 진통이다.

광주 백일초교의 경우 친일 인사인 김백일 장군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변경 작업에 나섰지만 교육 당국과 구성원간 이견으로 교명 변경이 표류하고 있다.

지난해 말 20여 공모작 중 최종 후보로 '예향', '독립', '다원'이 선정됐지만 교육청이 '친일역사 바로잡기라는 취지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기하면서 올해 1월 재논의해 '성진', '독립', '백범'을 후보로 선정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부 학부모들이 '교육청의 일방적 추진이다'며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교명 변경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봉황고는 혁신도시 이미지에 부합하고 혁신도시 내 빛가람초·중과 연계하기 위해서는 면(面) 단위 지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에 맞서 동문회와 주민 등은 "1981년 설립 당시 면민들이 땅을 무상 제공하고, 각종 노력봉사는 물론 발전기금과 장학금까지 내놓아 설립했는데 이를 무시해선 안된다"는 주장이다.

일부 학교에서 좋지 않은 대외이미지를 교명 변경으로 반전시키려 하고, 묻지마식 변경을 추진하는 데 대한 우려의 시각도 적진 않다.

교육청 관계자는 "동문, 교직원, 이사회 의견을 골고루 반영해 학교운영위에서 안건을 통과시키는 구조여서 이해당사자들의 이견이 발생하면 변경에 애로를 겪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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