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연극 무산 ‘甲질’ 교장 징계위 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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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연극 무산 ‘甲질’ 교장 징계위 회부
  • 광주타임즈
  • 승인 2016.01.1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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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교육청 “극단원들에 욕설 등 공직자 품위유지 위반”
[광주=광주타임즈]김영란 기자=배드민턴 동호회 활동을 이유로 전교생을 위한 5·18 연극공연을 무산시킨 현직 교장이 교원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광주시 교육청은 18일 "M중학교 측의 초청으로 진행된 극단 토박이의 5·18 연극 '모란꽃'이 교장과 교직원들의 배드민턴 운동을 이유로 무산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언행이 이뤄진 점이 인정돼 학교장인 이모 교장에 대한 경징계를 징계위원회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극단 토박이는 지난달 23일 M중에서 전교생을 상대로 광주민중항쟁에 참여했던 한 여인이 심리극을 통해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린 연극을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교장과 일부 교사들의 방해로 공연을 하루 앞두고 전격 취소됐다.

극단 측은 관객이 학생인 만큼 5·18의 역사를 쉽게 알려주기 위해 해외에 체류중인 배우까지 불러들여 3주 가량 연습에 매진해 왔다.

하지만 공연 전날 학교 측과의 사전협의에 따라 오후 3시부터 무대와 음향, 조명, 영상 등을 설치할 예정이었으나 교장과 교사 10여명이 오후 2시55분께 대강당에 들어와 배드민턴을 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배드민턴이 진행중인 상황에서도 극단 측은 무대설치를 마무리하고 리허설을 하려 했지만 교장과 교직원들이 떠나지 않자 항의를 한 뒤 오후 5시께에는 다시 15분 간을 더 기다린 다음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리허설을 위해 실내등을 껐다.

그러자 학교 측 관계자는 욕설과 험담으로 반발했고, 이후 언쟁이 이어진 뒤 공연은 결국 취소됐고, 극단 측은 장비 등을 챙겨 철수했다.

이 교장은 교육청 조사 과정에서 '교직원들의 건강 유지를 위해 운동에 전념하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조명이 꺼져 홧김에 거친 항의를 하게 됐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사일정에 잡혀 있던 행사가 무산돼 교육활동에 지장을 초래하고 민원을 유발하고, 고위공직자의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점 등이 인정돼 징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교원인사과는 90일 이내에 징계위를 소집해 징계 수위를 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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