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 "약 먹고 연기하냐"고 지인들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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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약 먹고 연기하냐"고 지인들 칭찬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5.2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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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광주타임즈] 하루에 한 두 통 오던 모바일 메신저 메시지가 200~300통씩 쏟아졌다. 드라마를 적극적으로 평하거나, "약 먹고 연기하느냐"고 '칭찬'하는 지인들이었다.

"'미스 김은 왜 바지만 입어?'라고 묻는 지인도 있었어요. '다리에 털이 많아'라고 답했죠. (웃음)"

KBS 2TV '직장의 신'에서 커피 타기, 복사는 물론이고 스페인어, 코믹댄스까지 모든 업무에 능한 '미스 김'을 연기한 김혜수(43)가 드라마를 즐겁게 추억했다. "'직장의 신'은 반가운 드라마죠. 전형적인 캐릭터에서 벗어났고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무겁지 않았어요. 그러면서도 여운이 남는 메시지가 있었죠."

'미스 김'은 자격증 124개, 4개국어 통역가능 등 화려한 스펙을 뽐낸다. 심지어 게장쇼마저 척척 해내는 경지다. 하지만 3개월 단위 계약직으로만 일하는, 현실에 없을 캐릭터다.

"악어 조련사 등 기발하고 웃기는 자격증들이 많았어요. '미스 김 사용설명서'에 소개된 건 124개지만 원래는 170여개의 자격증이 있는 캐릭터에요. 실제로는 매우 뒤늦게 딴 운전면허증밖에 없지만요."

시청률 14.2%로 막을 내렸다. 월화극 중 줄곧 2위를 기록했지만, 직장인의 애환을 다룬 덕분에 반향은 1위 못지않았다. 시청자들은 회사 내 모든 이들에게 당당한 '슈퍼 갑' 계약직 '미스 김'을 보며 대리만족했고 상사들에게 시달리는 '정주리'(정유미)에게 공감했다.

"생업·생존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는 많은 성인이 원하지 않는 선택을 하죠. '직장의 신'의 이야기는 성인이 되서 사회 구성원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해요. 그들은 누군가의 엄마이거나 아빠, 또는 누나이거나 삼촌이겠죠. 이 드라마와 무관한 사람이 있었을까요?"

회사원들의 처지도 이해하게 됐다. "가장 친한 친구 중에 회사 생활을 오래 했던 친구가 있어요. 예전에는 그 친구의 고민을 이해하지 못해 답을 주지 못했었는데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그 친구가 던졌던 이야기들이 와 닿는 부분이 많았어요."

'직장의 신'은 시청자뿐 아니라 27년의 연기 경력이지만 출연계약서에 '을'이나 '병'으로 명기되는 비정규직 연기자 김혜수도 위로했다. "드라마를 찍으면서 '우리가 사회적 약자의 존재를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너무 익숙한 것이 아닌가'라는 고민을 했어요. 사회적 약자를 자처할 필요는 없다는 걸 배웠죠. 그런 의미에서 '미스 김'은 제게 '용기'를 준 캐릭터에요."

특히, 극중 '정주리'에게 건넨 '네 의지대로, 네 속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해'라는 조언은 스스로에게 한 말이기도 하다. "그 대사를 하면서 '용기를 스스로 억제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미스 김'이 '김혜수'에게 한 말이기도 했죠."

'미스 김'처럼 자의식이 뚜렷한 캐릭터에 매력을 느낀다는 김혜수는 '미스 김'과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한다. '장규직'(오지호)이 근무하는 작업장을 찾은 김혜수를 등장시키며 막을 내린 '직장의 신'의 열린 결말이 '직장의 신 2'를 바라는 시청자들과 김혜수에게는 희망이다.

"드라마를 사랑해주셨던 많은 분처럼 저도 '미스 김'이 보고 싶어요. 하지만 또 다시 '미스 김'을 연기한다는 게 저 혼자 만의 생각으로 되는 문제가 아니에요. 드러나지 않은 스태프와 배우들, 작가와 감독님들까지 구성원이 함께했기 때문에 사랑받을 수 있었던 작품이거든요. 저 역시 행복하게 '미스 김'을 선택하는 순간을 기대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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