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비리, 끝이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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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비리, 끝이 안 보인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5.29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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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편집국장 김미자 = 지난해 한빛원전(옛 영광원전) 5·6호기에서 품질검증서가 위조된 부품이 공급된 사실이 드러나 가동이 중단된 적이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신고리 원전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에 불합격 판정을 받은 부품이 사용된 사실이 드러나 또 원전이 멈춰 섰다.

이번에 비리가 드러난 것도 한빛원전처럼 외부 제보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이런 제보가 없었다면 원전 4기가 아무런 제약 없이 가동됐을 터이니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동안의 자정노력과 감시망 구축이 한낱 헛구호였다는 얘기다.

여름철을 앞두고 이미 가동 정지된 원자로 8기에 더해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가 멈춰서 전력 대란이 코앞에 닥쳤으니 큰일이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얼마나 더 파헤쳐야 원전 비리의 끝이 드러날 것인지 암담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시험성적표가 위조된 부품이 쓰인 원자로는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4호기 등 6기나 된다고 한다. 해당 부품은 원전 사고 때 원자로의 냉각 등 안전 계통을 작동시키는 핵심 설비인 제어케이블이다.

검증시험에 실패했는데도 시험기관의 직원이 성적표를 위조했다고 한다. 원전 안전이란 개념이 있기나 했는지 혀를 찰 노릇이다. 시험기관 직원이 멋대로 위조했을 리 없고 보면 납품업체와 연계됐을 가능성이 크다.

가동중단으로 인한 가장 큰 문제는 전력 수급 비상이다. 전체 23기 중 이번에 가동 중단된 2기를 포함해 10기가 멈춰섰다. 발전 설비 2071만 ㎾ 중 771만여 ㎾가 사라진 것이다.

가동 중단 기간도 수개월씩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특히 다음 달 8일 70만 ㎾급 월성 3호기가 정비를 위해 멈춰서면 심각한 전력난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 건설 중인 신고리 3·4호기에도 시험성적표가 위조된 부품이 쓰였으니 전력난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다.

언제 \'블랙 아웃\'이 터질지 도무지 가늠조차 어렵다.

범국민적인 절전운동을 벌이고 모든 원자로에 대한 전면 정밀조사도 실시해야 한다.

수만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원전은 단 하나의 부품이 고장을 일으켜도 연쇄적으로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

특히 제어계통의 부품은 원전의 핵심 안전설비 중 하나인데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충격적이다. 때문에 철저한 수사로 일벌백계해야 마땅하다.

정부와 한수원은 전력난도 위태로운데다 원전 안전도 보장할 수 없는 우리나라 원전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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