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자유학기제, 취지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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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자유학기제, 취지는 좋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5.2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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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편집국장 김미자 = 중학교 한 학기 동안 진로탐색 활동에 집중하는 \'자유학기제\'가 오는 9월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가 2016년부터 전국 모든 중학교에서 실시된다.

시범운영 대상 중학교 학생들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보지 않으며 활동내용은 고교 입시에 반영되지 않는다.

교육부는 자유학기제 연구학교를 올해 9월 전국 42곳, 내년 3월 40여 곳 운영하는 내용을 담은 \'자유학기제 시범운영 계획\'을 28일 발표했다.

입학사정관제가 MB정부의 핵심사업이라면 자유학기제는 박근혜 정부의 대표 교육공약이다. 학생들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스스로 꿈과 끼를 찾아 창의성, 인성, 자기주도 학습능력 등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기르도록 하자는 것이다.

취지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고입과 대입 전형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학력이 떨어질까 불안해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사교육으로 달려갈 가능성이 없지 않다.

교육부는 자유학기 동안의 학습 성취 수준을 고교 입시에 반영하지 않겠다지만 입시와 관련 없는 교육과정에 학부모와 학생들이 얼마나 전력투구할지 의문이다.

MB정부 시절 교육부는 특목고와 자사고 등 명분뿐인 고교 다양화 체제로 경쟁적인 입시 구조를 고착화해 왔다. 일반고는 삼류 학교로 전락했고 학생 간 위화감은 커져만 갔다.

학부모는 자녀의 꿈과 끼가 무엇인지 고민을 할 겨를도 없이 교육 당국이 만들어 놓은 입시 틀에서 자녀를 학원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자유학기제 성공의 관건은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일이다.

특목고나 자사고 진학을 염두에 둔 사교육 추가 수요, 기초학력 미달 학생의 학습보충 기회 상실, 진로체험을 위한 인프라 부족에 따른 형식적 운용 가능성 등이다.

기업이나 기관 등 진로체험을 지원할 제도적 방안, 서술형 평가에 따른 학생 간 형평성 시비 등에 대해서도 보완책이 필요하다.

자기주도 진로체험이 또 다른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폐해를 낳을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학교 주도로 이뤄지는 공동체험 이외에 개별 학생이 낸 계획서를 토대로 한 자기주도 진로체험은 부모의 사회적 배경이 좋은 자녀만 활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정의 경제·사회·문화적 여건에 따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진로체험이라면 학교에서 기회를 보장해 주는 쪽으로 보완해야 한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고교서열화 등의 입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유학기제’는 시늉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을 박근혜 정부는 귀담아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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