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단계 축소, 잘되어야 할텐데
상태바
유통단계 축소, 잘되어야 할텐데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5.29 1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주타임즈] 이월한 논설위원 =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키고 소비자를 보호한답시고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단골메뉴처럼 등장시키고 있는 것이 농산물 유통단계를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아니라 다를까 현 정부 역시 유통단계를 축소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 직거래 활성화를 통하여 달성해 보겠다는 것인데 그렇게만 되면 오죽 좋겠는가?

하지만, 국내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직거래 유통은 아주 미미하다. 이것은 생산자가 직접 인터넷을 통하여 소비자에게 홍보하여 이루어지는 판매가 고작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유통은 많은 단계를 거치는데 심지어는 8단계 이상을 거치면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농산물 유통은 주로 공영 도매시장과 농협의 계통출하를 통하여 대부분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일부분은 대형할인점을 통하고 있는데, 여기에서는 갑을관계의 조건을 이용하여, 생산자에게 저가출하를 요구하고 판매가격을 낮추도록 하고 있어, 생산자는 울며 겨자먹기 식 출하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면 주로 이용되는 2가지 유통경로를 살펴보자.

먼저 공영 도매시장의 유통단계는 보통 8단계(생산자→작목반→산지수집상→도매법인→중도매인→도매상→소매상→소비자)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도매법인 또는 중도매인들이 직접 산지에서 농산물을 수집하여 위장 경매를 통해 자신들의 상장 물건으로 되돌려 받으면서 수수료와 이윤까지 챙기는 불법 유통을 하고 있어 심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 다음의 농협 계통출하도 여러 단계로 유통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생산자→작목반→지역농협→농협중앙회→물류센터→도매상 또는 지역농협 하나로마트→소매상 또는 소비자 등으로 무려 6∼7단계를 거치고 있다. 여기에 농협 간 계통출하가 이뤄지는 절차에서도 각 단위별로 수수료를 징수하거나 인건비를 챙기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가 지난 27일 권역별 도매물류센터를 만들고, 산지 공동출하조직을 키우는 등 유통단계 축소방침을 발표했지만, 향후 실효성에 대하여는 걱정이 앞선다. 내용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축소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산지수집상과 도매상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했기 때문이다.

감축대상이 되는 수집상들은 당연히 반발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이들의 강한 반발로 원치 않는 방향으로 유통구조가 바뀌어져서 운영될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 그래서 지난정부에서 모두 실패하지 않았나 하는 단정도 해본다.

정부의 의지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권역별 도매물류센터에 산지수집상과 도매법인, 중도매인, 도매상, 소매상 등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강구되어야 한다. 그리고 생산자단체를 명목상으로만 지원하지 말고 실제로 지원해서 생산자 단체가 제 역할을 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 못해서 만들어놓은 생산자 조직은 결국 유명무실해져 버려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을 우리는 이제까지 봐왔지 않는가.

이 정부의 농산물 유통단계 축소가 반드시 성공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농촌은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긴박한 처지에 와 있다. 여기에 이번 유통조직축소에서는 지난날의 소비자 중심에서 생산자의 소득 증대차원에서 방향을 설정하여 추진하기를 강력 바라는 바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