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주민·학부모, 女교사 성폭행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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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 주민·학부모, 女교사 성폭행 '파문'
  • 광주타임즈
  • 승인 2016.06.0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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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계획적 vs 우발적” 의견 분분
수차례 술 권유·순차적 범행·사전 통화 등 의문
“교사 챙기러 갔다”던 주민, DNA 나오자 묵비권
[목포=광주타임즈]이원용 기자=전남의 한 섬지역 초등학교 관사에서 발생한 새내기 여교사 성폭행 사건을 둘러싸고 계획 범행이었는지, 술김에 저지른 우발적 사건이었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가해자들은 사전공모를 부인하고 있으나, 여러 정황상 계획적 범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5일 전남 목포경찰서에 따르면 성폭력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전날 구속된 학부모 박모(49·식당업)·김모(39·식당업)씨, 주민 이모(34·양식업)씨 등 3명은 지난달 22일 밤 11시부터 이튿날 새벽 1시30분 사이에 모 초등학교 관사에서 부임한지 3개월된 새내기 여교사를 돌아가며 성폭행 또는 성추행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박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혼자 식사중이던 여교사를 보고는 이씨를 불러 함께 술을 마신 뒤 만취한 여교사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2㎞ 떨어진 관사로 바래다준 뒤 20분 남짓 성추행한 혐의다.

2∼3분 뒤 자가용으로 박씨의 뒤를 따르던 이씨는 관사를 찾지 못해 헤매던 중 박씨가 관사에서 나가는 것을 보고는 곧바로 여교사 방으로 들어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씨가 범행을 저지른 뒤인 밤 12시에서 새벽 1시 사이, "교사에게 무슨일이 있을 수 있으니 가서 챙겨보라"는 박씨의 전화를 받고 관사에 도착한 뒤 추가 성폭행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박씨는 "부적절한 신체접촉은 있었지만 성폭행은 없었다. 식당문을 닫아야해서 서둘러 관사를 빠져 나왔다"는 입장이고, 이씨는 "교사가 식당에 놓고간 휴대전화를 가져다 주기 위해 관사를 찾았다 성폭행했다"고 시인했다.

3명 중 마지막으로 관사를 찾은 김씨는 당초 "교사를 챙기러 갔을 뿐 성폭행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이 정액 검출 분석표를 들이대자 묵비권으로 일관하고 있다.

경찰은 3∼4가지 정황상 공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보강수사에 나선 상태다.

우선, 가해자 3명이 시차를 두고 마을과 동떨어진 관사를 찾아 1대 1 상황에서 성폭행을 저지른 점, 범행 전후로 전화를 주고 받은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또 술자리에 차례로 동참한 뒤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여교사에게 수 차례 술을 권해 구토하며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든 점과 술자리 중간중간 식당을 들락거리며 무언가 대화를 나눈 사실도 미심쩍은 정황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가해자들이 마을 지리나 사정에 밝고, 관사가 파출소로부터 떨어져 있는 점, 관사에 폐쇄회로(CC)-TV나 비상벨 등 안전 장치가 없고, 4명이 공동생활하는 관사에 범행 당일 여교사 1명만 남은 사실도 의도된 범행을 부추기지 않았겠느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행 사실에서 한 발짝 나아가 공모 여부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여러 정황상 공모의 흔적들이 있어 팩트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보강수사를 거쳐 이번주 중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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