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강수진 “고별무대 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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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 강수진 “고별무대 울 것 같아”
  • 광주타임즈
  • 승인 2016.07.2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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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獨 ‘오네긴’ 무대 끝 은퇴
23일 아침 커피 가장 맛있을 듯
국내서 발레행정·후배양성 주력

[문화=광주타임즈]강수진(49) 국립발레단 단장이 1986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코르 드 발레(군무진)으로 입단한 지 30년 만에 토슈즈를 벗는다.

오는 22일 밤(현지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공연하는 전막 발레 ‘오네긴’을 끝으로 현역 무용수를 은퇴한다.

현역이라는 ‘즐거운 스트레스’를 내려놓게 되는 강수진은 “마지막 공연이 끝나고 다음 날인 23일 눈을 떴을 때 평소처럼 똑같이 커피를 마시겠지만, 세상에 태어나서 마시는 커피 중에 가장 맛있을 것 같다”며 설레임을 보였다. 부담감이 줄어드는 동시에, 공연을 잘 마쳤다는 뿌듯한 마음 때문이다.

하지만 ‘고별 무대’는 눈물이 날것 같다고 했다. “극중에서 오네긴에게 나가라고 손짓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은 그녀의 남편 툰치 소크멘(53)의 생일이기도다. 그는 토슈즈 안에 꽁꽁 감춰놓았던 강수진 발 사진으로 유명하다. 피카소의 작품 같다며 찍어준 그녀의 발 사진은 마치 고목을 촬영해놓은 것 같다.

빛나는 외모와 화려한 무대 위 모습과 달리 그녀의 발은 울퉁불퉁하고 피멍으로 가득하다. 남들보다 몇 배 노력한 증거다. 매번 최선을 다했기다. 한 시즌 200~250켤레의 토슈즈를 신었다는 그녀는 1년 365일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단 10분이라도 연습한 ‘연습벌레’였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서 꾸준히 성장하며 1996년 수석 무용수 자리까지 올랐다. 이 발레단의 종신 단원이기도 하다. 1999년 발레계의 아카데미상으로 통하는 ‘브누아 드 라 당스’, 2007년에는 최고의 예술가에게 장인의 칭호를 공식 부여하는 독일 궁중무용가(캄머탠처린)에 선정되기도 했다.

강수진의 타티아나는 연기와 기술 면에서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앞서 지난해 11월 한국 현역 고별 무대로 미리 선보인 타티아나는 감정 면에서 역대 최고라는 평을 받았다. 마지막 장면에서 오네긴의 러브레터를 매몰차게 찢어버리고 오열했다.

30여년 간 해외무대에서 한국 발레계를 지켜보다가 2014년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이 된 강수진은 2년 반동안 안정적으로 이 발레단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지막 공연 이후 국내에 들어와 발레 행정과 후배 양성에 더욱 주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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