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모잠비크 수교 20주년을 기념한 박 대통령의 초청으로 방한한 게부자 대통령은 포르투갈 지배 당시 독립전쟁을 주도한 인물 중 한명으로 1975년 출범한 독립정부의 초대내각에서 내무부 장관을 역임했다. 이후 강력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2005년 집권, 2010년 75%의 높은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우리나라의 발전경험 전수와 에너지·자원 분야에서의 협력을 희망하면서도 북한과의 고위급 인사교류를 지속하는 등 중립적인 외교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모잠비크 대통령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우리나라의 경제발전 경험 및 축적된 기술과 모잠비크의 풍부한 자원 및 경제개발 의지를 바탕으로 동반성장을 이뤄 내자는데 의견을 같이 했으며 에너지·자원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게부자 대통령은 "한국의 투자가 가스, 에너지, 자원 개발 뿐만 아니라 사회 분야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면서 "가스, 도로 건설·유지, 물관리 사업 등을 비롯한 다양한 공동프로젝트에서 협력을 이뤄 나가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도 "양국간 경제협력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차원에서 이중과세방지협정, 투자보장협정이 조속히 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모잠비크는 우리나라 소비량의 약 100년치에 해당하는 35억t(추정치)의 천연가스와 2000만배럴의 콘덴세이트(초경질원유), 막대한 양의 탄탈륨, 티타늄 등 광물이 매장돼 있는 자원부국이다. 이를 바탕으로 2007년 이후 7% 내외의 고속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특히 2012~2013년 8.4% 이상의 경제성장을 목표로 외국인 투자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가스공사가 해상광구 가스탐사 사업과 배관건설 사업에 참여 중이며 효성 등의 기업들도 태양광 발전소, 송배전망 건설사업 등의 참여를 검토 중이다.
모잠비크는 우리나라의 ODA(공적개발원조) 중점협력국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대(對)모잠비크 ODA 규모는 2008년 98만달러에서 2012년 2500만달러로 25배나 증가했다.
게부자 대통령은 "모잠비크 국민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갖추기 위해 경제개발 경험과 기술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며 기술인력 양성 분야에서 한국 측의 지원을 요청했다. 중소기업, ICT(정보통신기술), 생명공학 분야에 대한 협력과 지원도 강조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양국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발전경험을 공유하겠다"면서 모잠비크의 장기 국가개발계획인 '어젠다 2025'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새마을 운동, 농촌개발, 인력자원 개발 등 맞춤형 개발 패키지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우리 정부가 진행중인 '마니싸 지역 빈곤퇴치 사업'과 '마뚤라 직업훈련센터 건립 사업', 농업분야 개벌협력 사업 등을 언급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설명하고 "북한이 올바른 개혁의 방향으로 변화하도록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면서 공조체제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모잠비크 측도 이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표시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간 신뢰를 돈독히 하고 천연가스, 광물 등 자원 분야에서의 협력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며 "모잠비크 측이 필요로 하는 농업 및 자원개발에 있어 맞춤형 진출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아프리카 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넓히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게부자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지난달 30일 요웨리 무세베니(Yoweri Museveni) 우간다 대통령에 이은 국내에서의 두 번째 정상회담이다.
정부는 아프리카가 신규 에너지 공급원이자 5억명에 이르는 노동인구를 가진 생산기지로서의 강점을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해 아프리카를 매우 중요한 협력 대상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한-아프리카 포럼(외교부), 한-아프리카 산업협력 포럼(산업통상자원부), 한-아프리카 경제협의체(기획재정부) 등의 여러 협의체를 통해 외교·산업·경제를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