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삼각동 송전탑 3년 갈등 ‘종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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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삼각동 송전탑 3년 갈등 ‘종지부’
  • 광주타임즈
  • 승인 2017.06.2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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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화사업 내년 4월 착공…학생들 건강·학습권 확보
[광주=광주타임즈]박선옥 기자='제2의 밀양사건'으로까지 우려됐던 광주 삼각동 고압(15만4000볼트, 154kv) 송전탑 문제가 우여곡절 끝에 해결돼 내년 4월 첫 삽을 뜬다.

20일 광주시와 국제고 등에 따르면 시와 한국전력공사, 북구청, 시의회, 학교법인, 비상대책위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고 도서관에서 삼각동 국제고 인근 고압송전선로 기중화사업 최종 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오는 8월부터 지중화 기본 및 실시 설계에 들어가 내년 4월 착공, 오는 2019년 12월에 완공한다는 계획이 공식화됐다.

1차 공사는 지난해 8월 체결한 관계기관 협약에 따라 국제고 정문∼삼각초 입구까지210m 구간이다. 사업비 40억원 중 20억원(50%)은 한전이 부담하고 시가 13억3000만원(33.3%), 아파트 사업자가 나머지 6억7000만원(16.7%)을 분담한다.

또 41억원의 예산을 필요로 하는 삼각초 입구∼원삼각마을 간 200여m 구간은 광주시 중장기계획에 반영해 2단계로 추진키로 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학교경계선으로부터 50m 이내, 즉 절대정화구역에 설치됐던 국제고 고압 송전탑은 숱한 논란 끝에 사라지게 됐고 학생들은 학습권과 건강권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학교측 관계자는 "유해성 논란 등 오랜 갈등 끝에 3년만에 착공을 앞두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학생들의 건강권과 학습권이 사회적으로 보장받는 선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2007년 '전자파에 대한 단기간 고노출은 발암 요인이 분명하다'고 밝힌 바 있고 2009~2010년 대한전기학회가 한전의 의뢰를 받아 시행한 '가공 송전선로 전자계 노출량 조사 보고서'에는 송전선로의 경우 765kv는 80m, 345kv는 40m, 154kv는 20m 이내에는 전자파에 상시 노출된다'고 명시돼 있다.

문제의 송전탑은 높이만 30m에 이르는 거대한 구조물로, 시가 1종 주거지역을 2종으로 종상향까지 해가며 사업자 측에 유리하게 용도변경을 해주고, 도시계획 변경 등으로 송전탑과 급식소 간 거리(인공위성 사진 기준) 거리가 42m에서 10여m로 줄어들 위기에 처하면서 집단 반발의 빌미가 됐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1304통의 손편지를 윤장현 시장에게 건네며 "고압선을 땅밑으로 지중화해 줄 것"을 요구했고, 한 여학생은 "지금은 모르지만, 불임과 기형아 임신 우려를 떨쳐버릴 수 없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북구 주민과 교육연대, 학부모와 학생 등을 중심으로 '고압 송전탑 지중화 추진위원회'가 결성됐고, 밴드와 카페, 1인 시위 등도 연일 이어졌고, 이에 시가 적극 중재에 나서 100여 차례에 걸친 대화와 간담회를 통해 지난해 여름 최종 합의에 이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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