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길목에서 하늘을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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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길목에서 하늘을 바라보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8.11.1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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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광주타임즈]겨울의 길목에선 사람들의 마음과 발걸음은 무척 바쁘게 보인다. 점심을 마치고 잠시 음악을 듣는 한가한 시간이다. 따스한 해가 비추는 창가에서 거리를 바라본다. 거리는 한산하다. 어릴 때 바라보았던 하늘은 온통 미세먼지로 가득한 것 같다. 그래도 마음은 어린 시절 공해가 없는 청정 하늘을 기억해 내려한다. 그랬다. 어린 시절 하늘은 분명 높고 푸르렀다. 그리고 하늘을 바라보면 꿈이 가득했고 설레임이 온 몸을 짓누르며 두 손을 불끈 쥐었다. 세상은 인정이 많았고 가난해도 서로 이웃하며 정겨웠다. 그래서 진정한 동행이 가능했던 것 같다.

석양에 물든 붉은 하늘을 바라보며 아름다운 추억을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함께 동행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그만큼 세월이 지나 지금은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때 인가 보다. 어린마음에 좀 더 자라고 싶어 세월이 빨리 흘러가기를 원했지만 지금은 어찌 세월도 빨리 가는 것 같다. 인간은 상황에 따라 인격적인 형성의 변화가 생기고 생각도 행동도 변하는 가보다. 절음의 생각과 중년의 생각, 노년의 생각이 서로 다른 것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시대별로 달라지고 변화한다. 지금 하늘을 바라보는 나의 생각은 옛것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하고 싶다. 그리고 젊음의 생기발랄한 열정을 생각한다.

창조의식이 젊음과 노년의 차이가 다르듯이 마음 또한 다르다. 젊고 발랄한 사람들은 세상을 이끌어 가려는 야심과 정열로 꿈을 먹고 살고 세월의 뒤안길을 걷는 황혼기에 접어 든 사람들은 하늘을 보고 세상을 읽으며 지난 생을 돌이켜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세상 살아가면서 하늘을 보고 산다는 것은 참으로 쉽고 어렵다.

이처럼 바쁘게 세상을 사는 사람들은 무엇을 위해 서 저리도 거친 숨을 몰아쉬며 뛰는 것일까? 먹고 살기위해서 인가? 아니면 살기위한 몸부림인가? 나를 위시한 모든 사람들이 편하게 살면서 삶의 정취를 느끼며 인간답게 함께 살기위한 몸부림 이였으면 좋겠다. 사람 냄새 물씬 풍기면서 함께 울고 웃고 부딪기면서 그리 살아갔으면 좋겠다.

가끔 푸른 하늘을 보면서 세상을 노래하고 삶을 애찬하면서 그리 살았으면 좋겠다. 자연과 더불어 자연 속에 하나 됨을 만끽하면서 자연을 노래하고 온 우주와 하나 되어 살았으면 좋겠다. 나 살기 위해 내 친구를 죽이는 짓은 안했으면 좋겠고, 나를 위해 자연을 파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금만 양보하면 서로가 즐거울 것인데 나만을 위한 행동이 나를 죽이는 길임을 빨리 알게 해주었으면 더욱더 좋겠다. 하늘을 한번 바라보자 우리의 삶이 얼마나 작고 얼마나 부끄럽게 살고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그리 살아 온 것 같다.

진정 나와 함께 해줄 친구 하나 없이 사는 사람들 중에 나도 포함되어 있음을 발견하고 나의삶이 이처럼 바보스러웠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이는 나를 다스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라는 존재를 너무나 혹사 시키면서도 나를 발견 하지 못한 결과라 생각한다. 나를 안다는 것이 바로 나의 삶과 직결되는 것임을 이제야 알았으니 지금까지의 삶이 부질없다는 것이다. 삶, 그 자체는 아름다워야 한다. 그리고 삶의 결과보다는 진행 과정이 더 의미 있어야한다.

돈, 명예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보면 불쌍하게 여겨지는 이유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산다는 것은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를 아는 것이다. 죽음에 이르러서야 나를 바로 알고 깨우친다는 것이 서러울 뿐이나 세상이 그리 만만 하지는 않아 많은 사색과 수행을 통해서야 나를 조금 안다는 것이 불행할 뿐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하늘을 바라보자 모든 근심 걱정 다 놓아두고 저 푸른 창공에 떠돌아다니는 구름과 이야기해보자. 그리고 바람을 벗 삼아 나의 존재를 알아보자.

나라는 존재를 알아야 나의 삶이 윤택해지고 아름답게 마감 할 수 있다. 세월은 결코 우리를 기다리지 않는다. 한순간이라도 아껴야 한다. 우리의 삶은 결코 길지도 않는 세월과 동행하고 있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우리가 해야 할일은 어떤 것인가 자문자답하면서 살아보자. 하늘은 우리를 바라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맑고 청명한 하늘이 오늘따라 아름다운 이유는 무엇일까? 내 마음이 하늘과 함께 함일까? 가을의 길목에선 지금의 거리에 하나 둘씩 떨어진 거리의 가로수인 은행잎이 수북 쌓여 겨울을 맞이하려 준비하고 있다.

떨어진 노란 은행잎을 바라보며 지난 삶을 이야기하고 미래의 나를 생각하는 시간들이 무척 정취가 있어 보이나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은 공허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이야기다.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으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따스한 곳을 찾아 자리를 옮기는 우리네 인생살이가 지금 어느 길 위에서 서성이며 길을 걷는가?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다.

한국지역연합방송회장·시인 나 일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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