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레이스' F1, 성황리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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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레이스' F1, 성황리 폐막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10.0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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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텔, 3연패 달성... 모터스포츠 문화 자리매김

[전남=광주타임즈] 정재춘 기자 = 국제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원(F1) 그랑프리에서 제바스티안 페텔(독일·인피니티 레드불)이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3일 간의 열전 레이스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페텔은 6일 전남도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결선 레이스에서 5.615㎞의 서킷 55바퀴(총 길이 308.63㎞)를 1시간43분13초701에 달려 우승을 차지했다. 2위를 기록한 키미 라이코넨(핀란드·로터스)보다 4.2초 빨랐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른 페텔은 3년 연속 코리아 그랑프리의 황제 자리를 지켰다. 또 지난달 벨기에 대회부터 이탈리아, 싱가포르, 한국 그랑프리까지 최근 4연승을 내달렸다.

이번 대회는 3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교통과 숙박, 편의시설은 '소도시의 불편' 수준에서 그쳤 이렇다할 대형 사건·사고없이 대회는 한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우가 내린 원년 대회, 예선까지 비가 내린 2011년과 달리 올해는 다행히 태풍이 빗겨가면서 전반적으론 쾌적한 날씨를 유지해 수만 관중과 지구촌 시청자들이 속도의 향연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주관사인 포뮬러원매니지먼트(F0M)과 조직위원회간의 미묘한 갈등과 해마다 반복된 티켓 강매와 무리한 K-팝 띄우기 등은 옥의 티로 지적됐다.

특히 내년 대회의 개최 여부와 개최 시기 등은 내·외신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고 정부와 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한국인 첫 F1드라이버 배출을 원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2년 연속 한국인 주도 '연착륙'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인들이 주요 보직을 맡았다는 점에서 '한국인에 의한 지구촌 축제'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보직자로는 피트(Pit), 패독, 트랙 등에 배치된 운영요원(오피셜) 수백명을 통솔하며 경기 진행을 총책임지는 최용석(40) 경기위원장과 주지은(40) 경기사무국장을 우선 꼽을 수 있다.

세계자동차연맹(FIA) 소속 공식 심사위원 4인 중 한 명인 장성국 한라대 교수와 의료 부책임자인 전남대 의과대학 허탁 교수도 중책을 맡아 공정하고 안전한 레이스를 책임졌다.

레드불의 마크 웨버 경주차가 불에 타고 일부 차량이 뒤엉키며 충돌사고를 내는 아찔한 상황들이 이어졌지만 인명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다.

◇레이싱 인프라 '합격점'

교통, 숙박, 편의시설 등 각종 레이싱 인프라도 한결 안착됐다는 평가다. 목포대교와 목포∼광양고속도로, 대불산단 진입도로 등으로 교통량이 분산되면서 이렇다할 지·정체는 없었다.

여기에 KTX, 임시항공기, 노선버스가 증편되고 환승주차장 3개소와 버스전용차로제, 셔틀버스와 내부순환버스가 촘촘하게 운행된 점도 큰 도움이 됐다.

2만7000대를 동시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과 콜센터, 곳곳에 설치된 식음료 판매시설과 물품대여소, 은행ATM기, 파고라, 벤치 등도 쾌적한 관람을 도왔고 에어쇼 등 부대행사는 흥을 더했다.

◇관객 10만 돌파…스폰은 '시들'

관람객(조직위 추산)은 2010년 16만3000명, 지난해 16만명에 이어 올해도 연습주행 2만863명, 예선전 5만8243명 등 10만명을 넘겼다. 베텔의 4년 연속 월드챔피언 등극과 코리아 그랑프리 3년 연속 우승에 대한 기대감과 3년 간의 저변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증가는 없었고 외신은 흥행에 물음표를 던졌다.

기업 스폰도 시들했다. 2011년 2곳이던 메인스폰서는 지난해에는 SK루브리컨츠 한 곳에 불과했고, 올해는 전무한 실정이다. 'F1 비즈니스의 꽃'인 기업 부스(CS·일명 스카이박스)도 조기 판매됐던 2011년과 달리 3분의 2 정도만 팔렸다. 타이틀 스폰도 4년 연속 무산됐다. 티켓 강매도 적잖은 반발을 샀다.

모터스포츠 관계자들은 "F1 광고는 기업 인지도 뿐아니라 국격을 높이는 요소로 글로벌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가 요구된다"면서도 "저조한 관중 흡인력에 대해서는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FOM-조직위 갈등 양상 '옥의 티'

안정 기조 속에서도 주관사인 F0M과 조직위간의 갈등 양상은 옥의 티가 됐다.

FOM과 조직위는 공군 블랙이글스 팀의 에어쇼를 놓고 8000만원의 보험료 납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고, 체커 플래거 선정 과정에서는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걸그룹에서 경기위원장, 다시 조직위원장으로 연거푸 변경되는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개최권료 인하 협상을 둘러싼 예민한 입장차가 신경전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내년 대회 계속? 시기는?

대회 개막 전 공개된 내년도 스케쥴에 코리아 그랑프리가 4월에 배정되고 조직위 프로모터가 "내년 개최 가능성을 50대 50"으로 밝히면서 대회 기간 내내 내·외신의 관심은 내년 대회를 열 것인지, 개최한다면 언제 할 것인지에 쏠렸다.

적은 관객과 막대한 누적 적자에 따른 재정 부담, 수도권에서의 먼 거리 등을 이유로 일각에서는 "내년 대회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을 내놓았고, 조직위는 대회는 치르되 4월 개최에 대한 장·단점이 있는 만큼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직위 안팎에서는 4월에 대회를 치를 경우 개최권료 예산확보와 티켓 판매, 조직정비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내년 6월부터 열리는 월드컵과 국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LPGA 등을 피할 수 있어 스포츠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 지원'과 '드라이버 육성'. 불모지에서 4년 차 대회까지 마친 코리아 그랑프리지만 F1이 제대로 착근하기 위해서는 2가지 필수요소들을 서둘러 갖춰야 한다는 게 지배적인 여론이다.

4년차 대회를 치르는 동안 F1 관련 정부 부처나 기획재정부가 앞장 서 국비 지원을 한 적이 사실상 없었던 이유에서다.

조직위 관계자는 "정부가 부산아시안게임과 대구 U대회에 각각 수백억원의 운영비를 지원했음에도 메가 이벤트인 F1에는 운영비 지원을 꺼리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드라이버 배출도 발등의 불이다. 중국,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 등이 이미 F1 드라이버를 배출했지만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인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F1 라이센스를 지닌 드라이버가 없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드라이버 육성은 모터스포츠 활성화의 필수요소로 남의 잔치가 아닌 우리 잔치라는 의미도 지닌다"며 "국민들이 모터스포츠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고, 연구개발 기능을 확대한 클러스터 조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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