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번 모녀 확진’ 광주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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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8번 모녀 확진’ 광주 초비상
  • /박효원 기자
  • 승인 2020.02.0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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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엄마 이어 20대 딸도 18번째 확진 판정
열흘 간 접촉자 306명 최다 ‘이동경로는 의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8번째 확진자가 5일 광주 광산구 광주21세기병원에서 마스크만 쓴 채 휠체어를 끌고 119차량으로 탑승하는 모습이 노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확진자는 전남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8번째 확진자가 5일 광주 광산구 광주21세기병원에서 마스크만 쓴 채 휠체어를 끌고 119차량으로 탑승하는 모습이 노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확진자는 전남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뉴시스

 

[광주타임즈]박효원 기자=광주에서 40, 20대 모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판정을 받은 가운데 16번 확진자인 엄마의 접촉자가 306명에 달해 추가 감염이 우려되는 등 지역사회에 초비상이 걸렸다. 

보건당국이 엄마 확진자의 이동경로를 파악해 공개했으나 친정집과 병원으로만 국한돼 있어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5일 지난 4일 16번째 확진판정을 받은 A(42·여)씨에 이어 이날 딸 B(21·여)씨도 감염이 확인돼 18번째 확진자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15일부터 19일까지 태국 여행을 다녀 온 A씨 모녀는 광주21세기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확진판정을 받았다.

해당 병원에서 인대 봉합수술을 받은 딸의 간병을 위해 모녀가 1인 병실에서 함께 지냈으며, A씨의 폐렴 증상이 악화되자 2인 병실로 옮겼다.

현재 A씨 모녀는 전남대병원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이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건강은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이 파악한 A씨의 접촉자 수는 지난 달 25일부터 이달 3일까지 306명으로 나타났다. 광주21세기병원 272명, 전남대병원 19명, 가족·친지 15명이다.

A씨의 접촉자 수는 전체 확진환자 18명 중 가장 많은 수치다. A씨에 이어 접촉자 수가 많은 확진자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40대 중국인 남성으로 219명이다.

A씨의 접촉자 수가 많은 것은 지난달 25일 발열 등 유증상을 보인 이후 이달 4일 확진판정까지 10일 동안 무방비 상태로 노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건당국이 파악한 이동 경로가 친정집과 병원으로만 한정돼 있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딸 간호를 위해 병원에 체류했다면 식료품이나 이불, 세면도구 등을 구하기 위해 인근 마트나 거주하는 집에 방문했을 가능성이 큰 데도 이동 경로에서 모두 빠졌다.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가 확산돼 사회적 공포감이 조성되고 있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광주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A씨 가족의 신상이 담긴 공문서가 유출돼 급속히 확산되자 진원지를 확인하고 있다.

해당 공문서는 광주 광산구보건소에서 작성돼 광주시에 보고된 내용을 담고 있다. 경찰은 광산구청과 광주시청 관계 공무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최초 유출자를 추적하고 있다.

각종 유언비어가 SNS에 유포되고 있는 것도 수사 대상이다. 유언비어 중에는 확진자의 개인정보는 물론 이동 경로까지 그럴 듯하게 짜깁기돼 있어 혼선을 부추기고 있다.

경찰은 A씨와 관련된 것처럼 보이는 ‘가짜뉴스’가 확산되지 않도록 ‘맘카페’ 등에 접속해 유언비어 작성자를 쫓고 있다.

대면 접촉을 피하기 위해 각종 모임을 취소하고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삼가는 등 일상생활도 크게 바뀌고 있다. 

지역 한 고등학교 동문회는 이달 중순 예정됐던 모임을 무기한 연기했다. 감염 확산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모임 날짜를 잡기로 했다.

동문회 한 회원은 “지역사회에 신종 코로나 전파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모임을 하기 꺼려진다.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외출 등도 자제하려 한다”고 밝혔다.

또다른 고등학교 동문회 회원으로 활동하는 김모(60)씨는 “동창들과 가기로 했던 1박2일 펜션 여행 계획을 취소했다. 매년 가던 여행이라서 고민이 많았지만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들은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다섯살배기 딸을 둔 기모(27·여)씨는 “불특정 다수가 많이 모이는 곳에는 아예 가지 않으려 한다. 일부 키즈 카페에서는 방역을 마칠 때까지 휴업한다고 공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이 ‘확산 위험이 적고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알려와 등원은 시켰지만 꺼침칙한 것은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두 딸을 키우는 한 아버지는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가 잠잠해질 때까지 다른 지역에서 지내다 올까 고민 중이다”고 토로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밝힌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이날 기준 18명이다. 이 중 광주 거주자는 16·18번 확진자 등 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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