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고 독특한 순정 뮤지컬 ‘로스트 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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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고 독특한 순정 뮤지컬 ‘로스트 가든’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1.2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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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의 순수한 내용 과장 없이 표현

[문화=광주타임즈] 뮤지컬 ‘로스트 가든’은 새롭고 독특하다. 기존의 브로드웨이 뮤지컬 또는 유럽 중세풍 뮤지컬과는 문법이 다르다.

이야기에 맞춰 극을 풀어가기보다, 유화 같은 이미지와 신비스런 음악으로 수놓은 듯하다. 공연 내내 몽환적인 느낌이 뭉근하다.

국산 창작뮤지컬임에도 한국적 색깔이 나지 않는다. 감동에 대한 강박 관념이 없다. 어느 누구도 관람하는데 부담을 느끼지 않을 법하다.

세계 시장을 겨냥한 유러피언 뮤지컬을 표방하는 것에 수긍이 간다.

아일랜드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 ‘욕심쟁이 거인’(The Selfish Giant)을 각색했다.

괴팍한 거인이 순수한 소녀 머시를 통해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는 내용이다.

내용과 형식이 들어맞는다. 동화의 순수한 내용을 과장 없이 유려한 흐름으로 흘려보낸다. 관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무대와 음악이다. 무대디자이너 톰 리와 영상감독 박명욱이 지휘한 무대와 영상은 특히 색감이 뛰어나다.

아름다운 고성(古成)과 혹독한 겨울이 찾아온 정원, 붉게 물든 노을, 우주 등의 시공간을 조명과 영상을 통해 넘나든다.

앞서 한국색채학회가 주관하는 ‘2013년 한국색채대상’에서 색채문화·기술 부문 우수상을 거머쥐었다.

색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업체와 제품, 성과를 평가하는 상이다. 공연 관련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로스트가든’이 상을 따냈다.

대사가 없고 곡 수가 많지 않다. 기악곡으로만 이어지는 장면이 상당수다. 슈퍼재즈그룹 ‘포플레이’와 협연하기도 한 기타리스트 겸 송라이터 잭 리가 작곡한 곡은 몽환적이면서 격렬한 극의 분위기와 안성맞춤이다.

여느 뮤지컬들이 현악이 풍성한 오케스트라 위주의 넘버를 사용하는데 반해 베이스와 드럼, 기타, 바이올린 등 단출한 편성이다. 그럼에도 록과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간다. 유려한 멜로디는 극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북돋는다.

괴팍한 거인이 자신 안에 있던 순수한 모습을 발견한 뒤 부르는 ‘내 안의 또 다른 나’, 메인 테마곡인 ‘잃어버린 정원’이 귓가에 감돈다.

화려한 비보잉도 눈길을 끈다. ‘바이러스’ 황대균이 이끄는 비보이팀은 겨울을 몰고 오는 ‘스노’와 ‘윈드’의 등장 장면에서 폭풍과 날 선 차가움을 격렬한 몸짓으로 표현해낸다.

이를 통해 다소 잔잔해질 수 있는 극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로스트가든’은 지난해 6월 중국 상하이 벤츠 아레나에서 초연했다. 3회에 걸쳐 2만여명을 끌어모았다. 국내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두 번째 공연인만큼 다듬어야할 부분도 있다. 단순한 이야기를 너무 밋밋하게 풀었다. 맥락 없이 이어지는 다소 과한 퍼포먼스도 흠이다.

추상적인 이야기인 데다 대사도 없어 극이 친절하지 못하다. 게다가 프랑스 뮤지컬배우 제롬 콜레가 올라오는 날에는 영어로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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