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作心)의 환상에서 깨어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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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作心)의 환상에서 깨어나기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5.22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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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논설위원 최수호 = 우리는 자신의 희망을 자극하는 최고의 목표와 세련된 계획을 수시로 세운다. 그리고 좋은 의도는 항상 합리적이고 이치에 맞는 동시에 매력적이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생길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 마음을 들뜨게 한다. 그렇다고 의도 자체가 ‘마음먹은 것’과 ‘실천하는 것’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마음만 먹고 행동은 따로 인 마수에 걸려들어 작심삼일에 빠져 자책하곤 한다.

그리곤 아름다운 의도는 슬그머니 사라지고 후회와 실망을 낳게 하는 그 원인을 대개는 의지박약, 분명한 동기부여 부족, 낮은 자긍심, 두려움, 성격결함이라 자위하고 만다. 그렇다면 좋은 의도일지라도 생각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인간정신은 구조적으로 좋은 의도를 생성해 낼 수는 있지만 그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지켜내는 기능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정신의 구조적 결함은 좋은 의도가 좋은 결과를 얻을 때까지 확실히 행동하도록 하는 책무까지는 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의 지속적인 실행의지력이 유지되지 않으면 작심삼일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모르는 존재가 아니라 해야 할 것을 알면서도 결실을 맺을 때까지 행동할 의지력을 발휘하지 않는 존재임을 자각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살펴보는 지혜를 발휘하여 슬기로운 삶을 엮어가는 실행의 의지부터 보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다는 야무진 생각, 좋은 의도로 설정한 것만으로도 그 소원이 마법처럼 완벽하게 이루어질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 좋은 의도는 당연히 좋은 결과가 찾아온다는 당당한 믿음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서 좋은 목표는 마음먹은 대로 현실이 될 거라는 환상에서 비롯된 결과가 바로 보이지 않으면 곧바로 포기하는 버릇부터 고쳐야 한다. 마음먹기는 쉬우나 먹은 마음 자체가 반드시 실행의 구속력까지 발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마음먹기’와 ‘행동하기’는 전혀 다른 별개로 작동되는 우를 범하곤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삶이 성공한 행복을 누리려면 마음먹기와 행동하기가 같아야 하는데도 현실은 옳은 일이 무엇인지는 잘 알면서도 행동은 다르게 함으로써 자책하는 자신이 싫은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심지어 스스로 이성적인 지성인이라 자부하는 사람들도 자신의 의도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못하고 멍청한 짓을 하고만 자신을 책망하곤 한다. 특히 생사가 달린 건강문제임에도 자신의 의도대로 행동하지 못하고 작심삼일 한다는 것은 참으로 놀랍지 않은가? 이런 현상은 자신의 의도가 자신이 바라는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환상을 스스로 믿어버리는 데 익숙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실로 우리의 일상생활을 살펴보면 좋은 생각을 실천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예외라고 할 만큼 의욕을 행동으로 옮기는데 실패하곤 한다.

그리곤 진짜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면서 자조석인 한탄만 토해내는 체험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의욕적으로 ‘꼭 해야 돼’가 금방 ‘나중에’로 바뀌는 삶에 관대하다. 그런데 ‘나중에’는 왜 거의 오지 않는 것일까? 그리고 ‘나중에’라는 자기기만에 대해서 냉철한 자기 성찰은 왜 할까? 실행하지 않아서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불행한 사실은 인정하면서 왜 다시 또 ‘나중에’라는 자기자위에 빠질까? 우리는 의욕에 걸맞은 행동은 당연히 할 것이라는 환상을 철석같이 믿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작심삼일에 빠지는 실패를 이해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한다.

바꾸어 말하면 실망스럽지만 우리의 좋은 의도는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의욕이 넘쳐도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매력적인 꿈과 소원을 이루어내는 영감과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는 들뜸에 사로잡히고, 얼마 지나고 나면 무신경해져서 자신을 또다시 자극하기위해 무엇인가의 흥분되는 계획을 투여해야만 하는 현실은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실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흥분은 자주하지만 실행하지 않았고, 확실히 해낼 것이라고 여기지만 마음먹은 대로 행동할 수 없었고, 자기에게 유익하리라고 여겨 써먹기로 작정한 것들을 적용한 바람직한 삶을 이루어내지 못했고, 아무리 중요하고, 좋고, 쉬워도 저절로 바람직한 결과를 얻어내는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고, 여전히 자신의 의도가 원하는 대로 확실히 해낼 것이라고 마음먹었던 대로의 행동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래서 우리의 인생에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니 작심의 환상에서 깨어나는 비결이며 성공한 행복을 누리는 지혜의 길은 마음먹었으면 실행(失行)하지 말고 곧바로 실행(實行)에만 전념하여 결실을 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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