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관리, 총체적 시스템 급하다
상태바
총기관리, 총체적 시스템 급하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5.03.01 18: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주타임즈]편집국장 김미자=세종시와 경기도 화성에서 잇따라 발생한 총격 사건은 우리나라도 안전지대가 아니란 걸 여실히 보여준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허술한 총기 관리 체계가 한 몫 하고 있다.

특히 엽총 구매에 필요한 수렵 면허를 따는 게 크게 어렵지 않은데다, 가격도 예전에 비해 낮아져서 저렴한 건 100만 원 안팎이면 살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산 엽총은 평소 경찰 무기고에 맡겨놨다가 수렵 허가 기간에만 꺼내주도록 제한돼 있지만, 반출 이후 관리 시스템이 없다는 게 문제다.

가져간 총을 어떻게 사용하는 지 사용자의 양심에 맡길 수 밖에 없는 가운데 모방 범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총기를 나름대로 엄격하게 관리한다.

1월 말 현재 허가 총기는 모두 16만여 정이다. 이 가운데 개인 소지가 허가된 총기는 13만여 정으로 모두 파출소 등 경찰관서에 보관하게 돼 있다.

수렵 기간에는 출고 뒤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사용할 수 있지만, 제한 시간을 넘기면 즉각 소재 파악에 나서 총기를 회수하는 등 철저하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총기 입출고를 전국 모든 경찰관서가 아닌 소유자 주소지나 수렵지 관할 경찰관서로 제한하고, 사용 시간도 실제 수렵 시간에 맞춰 단축할 방침이다.

이번 두 사건의 공통점은 금전 문제로 말미암은 원한을 엽총 살인과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끝맺었다는 것이다.

사건과 경과나 결과가 비슷해 이를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사건은 한 편의점에서 50대 남성이 동거녀와 재산권 다툼 문제로 엽총으로 3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화성 사건은 엽총을 가지고 형 집을 찾아가 돈을 요구하며 다투다가 형 부부와 출동한 파출소장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유형의 범죄가 분노조절장애에 따른 것으로 풀이한다. 마음속에 쌓여 있는 분노를 풀기 위해 극단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의학적으로도 분노가 차오르면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가슴 답답함이나 두통 등의 현상이 나타나며 이를 해소하려는 행동이 뒤따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두 사건에서 나타났듯, 정상 절차를 통해 가져간 총기를 악용해 범죄를 저지르면, 법규를 아무리 엄격하게 만들고 철저하게 시행해도 막을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러한 유형의 범죄는 아무 원한 관계도 없는 사람을 살해하거나 폭행하는 이른바 ‘묻지 마 범죄’나 최근 잇따라 일어난 충동성 범죄와 더불어 사회 전체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개인이 스트레스를 풀고, 화를 조절하는 능력을 갖춰야 하지만, 다양한 홍보 교육나 여가 활용 프로그램을 개발해 사회적 병폐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제2, 제3의 모방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특히 광주와 전남도 1만3천641정의 총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 가운데, 2009년 광주 일곡동에서 40대 운전자가 초등학생을 차량으로 친 뒤 공기총으로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고, 전남서는 2009년 이후 9건의 총기 관련 사건·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총기로 인한 사건·사고도 잇따르고 있어, 당국은 더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심각성을 갖고 관리와 계도를 더 강화해야 한다.

또 총기 사고 예방을 위해 개인 심리와 사회 병리 현상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