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학교폭력 피해학생 두번 울린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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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학교폭력 피해학생 두번 울린 학교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5.1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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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핑계 가담자 1달후 징계...2차, 3차 피해" 부모 분통
[전남=광주타임즈] 황종성 기자 = 전남의 한 중학교에서 선도부 여학생이 같은 학교 남학생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인근 학교 남학생까지 가담한 전형적인 학교폭력임에도 학교 측은 한 달이 지난 후에야 징계 결정을 내려 "미온적 대응으로 피해 학생을 두 번 울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4일 전남 H중학교 등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점심시간에 이 학교 신관 건물 3층에서 선도부 소속으로 학생복장 지도를 하던 3학년 A양을 이 학교 2학년 남학생 4명이 집단 폭행했다. 인근 학교 2학년 B군도 폭행에 가담했다.

이날 폭행은 B군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H중학교로 넘어와 A양에게 시비를 걸면서 비롯됐고 H중학교 학생들이 가세하면서 집단 폭행으로 번졌다.

당시 폭행 현장에는 30여 명의 학생들이 있었으나 만류하는 학생은 없고 오히려 일부 학생들은 A양이 머리채를 잡힌 채 벽에 부딪히고 수차례 얻어맞은 장면들을 휴대전화로 찍는가 하면 소리를 지르며 부추기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내에서 대낮에 학교폭력이 벌어졌음에도 학교 측은 한 달이 지난 지난주에야 뒤늦게 선도위원회를 열었다.

회의 결과 적극 가담학생 4명은 외부 특별교육을, 동조하거나 부추긴 학생 10명은 교내 봉사활동을 시키기로 결정했으나 "안이한 늑장대응"이라는 지적을 사고 있다.

A양의 아버지는 "가해 학생들의 생활기록부에 속칭 '빨간줄'이 그어지는 것은 교육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학교폭력위원회가 아닌 선도위원회에서 처리해주도록 배려해줬음에도 늑장 처리는 물론 사건 처리과정에서 딸 아이가 말 못할 2차, 3차 피해까지 입었다"고 분개해 했다.

이에 대해 박모 교장은 "사건 발생 후 가해자와 피해자가 합의하는데 시간이 걸렸고 중간고사까지 겹쳐 처리가 늦어졌다"며 "피해자 측에서 많은 양보를 했는데 학교에서 신속하게 처리 못해 피해 학생과 부모 모두에게 미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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