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도?”…광주도 ‘메르스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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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나도?”…광주도 ‘메르스 공포’ 확산
  • 광주타임즈
  • 승인 2015.06.0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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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 지역 병원 예약 취소 러시
5개 구청 보건소 감염 검사 문의 잇따라
의심 환자 발생에 119대원·병원도 고충
[광주=광주타임즈]진태호 기자=매주 서울의 한 병원을 찾아 치료와 상담을 받고 있는 공무원 A(43·여)씨는 당분간 서울행을 포기했다.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가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자, 병원 예약을 취소한 것이다.

공무원 B(44)씨도 오는 3일 서울 모 병원에서 뇌 혈관 검진 결과를 상담받기 위해 휴가를 냈지만 메르스 때문에 상담 예약을 뒤로 미뤘다.

B씨는 "메르스 공포는 확산되고 있는데 아무런 정보도 없다"며 "혹시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서울에 있는 병원을 가는 것조차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 2명이 발생하자 서울이나 수도권 지역 방문을 기피하는 현상이 벌어지는 등 광주에서도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확진 환자 대부분이 병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광주지역 보건소에는 최근 서울이나 수도권 병원을 다녀왔던 시민들의 감염 검사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 2일 광주 5개 구청 보건소에는 '감염 검사를 받을 수 있는지'를 문의하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메르스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보건소 별로 5~10통의 문의 전화를 받았으며 최근 서울이나 수도권을 다녀왔거나 병원 진료를 받고 온 시민들이 '검사를 받게 해 달라'고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구보건소 한 관계자는 "의심 증상이 없는데도 감염 검사를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검사 대상이 아니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 의심 환자들을 이송하는 119 구급대원이나 일반 병원도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광주 서구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고열과 장염 증세를 보인 30대 남성을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했던 119 구급대원 3명이 갑자기 자택에 격리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병원에서 아무 말이 없던 이 남성이 이송되는 구급차 안에서 대원들에게 "최근 프랑스 여행을 다녀오며 카타르 공항을 경유했다"는 말을 뒤늦게 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남성은 메르스 의심 환자로 분류돼 국가지정 격리치료병원으로 다시 옮겨졌으며 이송을 맡았던 구급대원 3명도 오는 4일까지 자택에 격리 조치됐다.

광주시는 또 이 남성을 진료했던 병원 직원들과 응급실에 함께 있었던 환자, 가족 등 30여명에 대해서도 외부 활동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다행히 이날 오전 1차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자칫 대형병원 응급실이나 광주 시민들의 구조를 맡고 있는 구급대원을 통해 메르스가 지역에 확산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한 구급대원은 "초기 신고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응급실 진료나 환자 이송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며 "예방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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