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식 잣대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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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식 잣대의 함정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5.2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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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우리 모두는 지금 객관적으로는 21세기라는 시간과 한반도라는 공간을 점유한 대한민국정부를 경험하면서 무난히 잘 어울려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현 정권은 세계적 경제위기를 잘 극복한 성공한 정권이다”고 하고, 어떤 이들은 “현 정권은 경제적 양극화를 심화시킨 실패한 정권이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 모두는 실제로는 객관적 상황과 주관적 견해를 넘나들면서 각자가 바라본 대로 자기만의 시각으로 재구성한 주관적 관념으로 제각각의 세상을 살고 있다.

더 심각한 사실은 자기식으로 구성해낸 세상을 사실보다 더 유일한 현실로 규정하고, 실재적 현상처럼 믿는 태도를 끝까지 옹호하려는 의지를 지켜내려고 한다는데 유의해야 한다.

우리가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은 서로 자기 나름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이 규정한 대로 서로 자기식을 지켜내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불안과 혼란들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자기식 견해를 고수하려는 허구적 욕망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래서 자기는 항상 옳고 정의롭다는 허상의 신념을 극복해내고, 자기식 잣대로 측정하고 평가함으로써 탓하기에서 익숙해 있는 자신을 자각할 줄 알아야 한다.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거나 제압하려는 부정적 감정을 파생해내면서도 왜 싸우는지 왜 위협을 느끼는지를 올바로 깨닫지 못하면 끝없이 다투는 처절한 갈등에 휘말리게 된다.

한 하늘 한 지붕아래서 함께 살면서도 서로 다른 관점에 따른 다른 기준으로 서로를 판단하고 비난하면서 서로의 세상을 살 수밖에 없는 것은 서로의 마음을 전혀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과 인간의 교류는 서로의 차이와의 만남이고, 인간관계는 서로 다른 세상의 조우에 따른 현실적 차이와의 어울림이고 충돌임을 제대로 자각한 삶을 살줄 알아야 한다. 그러함에도 우리는 이제껏 자신의 세상만 고집하면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수용하지 않으려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고달픈 삶만 한탄하고 있었음을 올바로 깨달아야 한다.

서로를 가장 잘 알고 이해해줄 것 같지만 서로의 삶의 의미와 가치관이 제각각이여서 서로의 의식에 따라 서로 다른 다양한 두 세상이 격렬하게 부딪치는 삶은 아마도 부부생활일 것이다.

그래서 남들의 눈에 어떻게 보이든 주변을 거의 의식하지 않고 잘 어울려 사는 행복부부들이 있는가 하면 환상적인 부부이기를 추구하다가 미워해야 할 대상이 필요해서 끈질기게 서로를 고문하고 증오하면서 격렬하게 충돌하며 사는 헛똑똑이 부부도 있다.

특히 백마 탄 왕자를 꿈꾸는 여자는 모든 불행의 원인을 남편에게 돌리며 매사에 충돌을 야기하는 부부생활을 할 개연성이 매우 농후하다. 하지만 이런 부부들일수록 서로 행복한 부부가 되기 위한 지혜로운 길이라며 화목한 가정을 주장하면서 겉으로는 화해와 사랑을 고집하는 척할 것이다.

그러나 속내는 예리하고 음흉한 발톱은 숨긴 채 배우자가 이기적이라며 서로 멸시하는 숨 막히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배우자의 감정조차 간섭하여 제압하기 위해 배우자가 원하고 바라는 것을 정성껏 실행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이런 내면의식은 서로 배우자와 화해하려하거나 무서워서가 아니라 상대의 격렬한 감정을 잠재워서 온순해지면 언젠가 숨겨 논 악마의 발톱을 내밀면서 분노를 폭발하려는 험한 폭군이 되려는 위장술인 것이다.

이처럼 모든 인간의 삶은 객관적 상황과 주관적 견해를 넘나들면서 자기식 세상만을 구축하기위해 구원과 통제, 사랑과 증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어울림과 충돌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암묵적 현상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도저히 인정하고 수용할 수 없는 현실 속의 진실을 무자비하게 까발리는 상황에서도 입 밖에 담아내지 못할 내면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자아실현에 거치적거리는 방해물까지도 참아내야만 하는 정신적 공황에 빠지기도 한다. 그리고 원망과 미움을 간직하고 있는 마음을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을 때 아무런 잘못도 없으면서도 오직 공포를 느낄 뿐이다.

이처럼 이 세상에는 마땅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근거도 없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그래서 입 밖에 내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의심이나 깊은 사색으로 추리해보는 것조차도 금지되어 있는 것들이 허다하다. 그러므로 자기식으로 바라보고 평가함으로써 불행을 자초하는 삶에 익숙해있는 자아를 성찰해가며 슬기롭게 살아가는 지혜를 발휘하는 일상생활을 활성화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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