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목격자’ 외신 특파원들 광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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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목격자’ 외신 특파원들 광주 찾는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6.03.0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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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美-獨-日·국내 해직기자 등 10여명 초청행사
5·18 영상 최초 전파 故 힌츠페터씨 첫 추모사업
36년만의 신문제작에 세미나·시티투어 등도 진행
[광주=광주타임즈]김영란 기자=36년 전, 핏빛으로 물든 ‘5월 광주’의 참상을 생생하게 취재했던 외신 기자들이 광주를 찾는다. ‘시민군 최후 거점’이었던 옛 전남도청에 모여 광주를 다시 취재하고 신문도 만든다.

5·18민주화운동의 실상을 동영상에 담아 전 세계에 처음 알린 ‘푸른눈의 목격자’ 독일 언론인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씨의 사망을 계기로 광주시가 “더 늦기 전에 생존해 있는 5·18 외신특파원들을 초청하자”고 나선 것이다. 힌츠페터씨를 기리는 첫 추모사업의 의미도 담고 있다.

광주시와 광주·전남기자협회(회장 장필수)는 5·18 제36주년 기념주간인 5월 중순께 4박5일 일정으로 5·18 외신 특파원 초청행사를 가질 예정이다고 3일 밝혔다. 초청대상 외신기자는 모두 8명으로, 미국과 독일, 일본의 전직 언론인들이다. 월남전과 천안문사태 등 아시아에서 발생한 국제적 사건을 취재한 베테랑들로 현재는 70∼80대 고령자들이다.

AP통신의 테리 앤더슨(당시 LA타임스 일본총국장)과 볼티모어선의 블레들리 마틴, 슈트도이체차이퉁의 게브하르트힐셔는 광주방문이 확실시되고, 헨리 스코트 스톡스와 심재훈(이상 뉴욕타임스), 마쓰나가 세이타로(요미우리신문), 샘 제이슨(LA타임스), 팀 샤록(더네이션) 등은 방문 가능성과 일정을 조율 중이다.

5·18에 대한 이들의 기억과 증언은 너무나도 생생하고 강렬하다.

테리 앤더슨은 “공수부대원들은 상점과 시내버스안까지 쫓아가 시민들을 잡아 끌어냈고, 곤봉과 최루탄은 물론 총까지 쐈다. 5·18은 사실상 군인들에 의한 폭동이었고, 광주는 분노로 일어섰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베이루트 취재 도중 붙잡혀 7년 간 인질로 억류됐던 그는 1996년 출간된 ‘5·18 특파원 리포트’를 통해 “숱한 분쟁지역을 취재했지만, 광주에 관한 기억이 가장 강렬했다”고 술회한 바 있다.

외곽 주둔 계엄군이 광주로 진입한 80년 5월26일 상황을 취재한 블레들리 마틴은 “죽음을 걸고 폭압에 맞서 투쟁했던 용감한 시민들의 모습이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으며, 25년 취재 활동에서 가장 감동적인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 서울특파원이던 헨리 스코트 스톡스는 “군인들이 착검된 총으로 인간을 도육하는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500여년 전 영국과 프랑스간 아쟁쿠르 전투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팀 샤록은 미국 정부가 전두환 정권의 12·12반란을 묵인·방조했던 사실과 5·18 때 광주로의 군부대 이동을 승인한 내용 등이 담긴 미국 국무부 비밀해제 문건인 ‘체로키(Cherokee) 파일’을 단독 입수해 보도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지난해 5월 광주명예시민증을 받았다.

시는 이들과 함께 5·18을 취재했거나 그로 인해 해직당한 국내 언론인 8∼9명도 함께 초청할 예정이다.

이들은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에 설치되는 임시 기자실에 머물며 ‘광주의 하루’를 취재하게 된다. 당시 도청에서 광주의 슬픔을 목격하고 기사를 썼던 기억을 되새기면 달라진 광주의 모습과 광주의 희망을 글로 쓰게 된다.

이들의 기사는 가상 신문인 ‘광주의 아침’(가칭)이란 제호로 실제 제작돼 시민들에게 배포된다. 미래 기자를 꿈꾸는 신문방송학과 대학생과 ‘멘토링 취재’도 이뤄진다. 더불어 힌츠페터 추모, 세미나, 시민과의 토크(회고담), 시티투어 등도 진행된다.

시는 이를 위해 여비와 행사 운영비 등 4000여 만원을 긴급 편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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