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육청 수영강습, 8시간 배워 생존수영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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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교육청 수영강습, 8시간 배워 생존수영 한다고?
  • 광주타임즈
  • 승인 2016.04.1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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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생존권 보호 취지는 좋지만…실효성 논란 일어
전문가들 “시간 태부족…바다·강 등에서 반복훈련 필요”
일부 학년 제한 실시에 학부모들 “전 학년 확대” 요구도

[광주=광주타임즈]김종찬 기자=세월호 참사 이후 학생들의 생존권을 보호한다며 광주시교육청이 올해부터 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생존수영 강습이 연간 8시간도 채 안 돼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시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학생들에게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생존할 수 있는 대처방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취지하에 올해부터 관내 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생존수영’ 강습이 실시되고 있다.

총 2억4천4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광주시교육청의 ‘생존수영’ 사업에는 14명의 수영강사와 6명의 안전요원이 채용되며, 년 2회에 걸쳐 한 학기 3일 동안 이틀 6시간은 기초 수영훈련, 마지막 하루 4시간은 ‘생존수영’ 강습을 하게 된다.

학생들이 물에 적응하는 시간과 기초적인 자유형 수영을 습득하게 한 후,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높은 곳에서 뛰어 내리기, 구명조끼가 없을 시 기타 부유물을 이용하는 방법 등을 통해 자신의 목숨을 지킬 수 있는 훈련을 한다는 계획이다.

동부권역 초등학교는 광주체육고등학교, 서부권역은 광주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진행되며, 4시간의 생존수영은 남부대 국제수영장을 이용한다. 한 팀당 강사 1명에 안전요원 2명, 담임교사 1명이 인솔한다.

하지만 시교육청의 취지와 달리 전문가들은 “아니올시다”라는 반응이다.

응급구조 전문가에 따르면 “기초 수영을 배우고 나서 4시간 동안 ‘생존수영’을 습득하기는 역부족으로 반복적 훈련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 선택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또 “수영은 시간과의 전쟁이다”며 “실제 바다와 강에 노출됐을 때 자신의 목숨을 구하고 체력을 아껴 살 수 있는 곳까지 이동하는 것까지 배우려면 더 많은 강습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반복적인 훈련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생존수영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물 위에 최대한 오래 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나친 동작으로 쉽게 몸이 지치면 바로 가라앉기 때문에 가만히 누워 코와 입을 수면 위로 내민 채 버텨야 하는데 기초 수영을 배운 뒤 4시간 만에 생존수영을 배우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관내 초등학교가 생존수영을 배우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며 “앞으로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부권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의 학부모는 “세월호 사건 이후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시교육청 차원의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일부 학년을 대상으로 하기보다 전체 학생들이 반복적으로 훈련할 수 있길 바란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해 교육부는 12시간 생존수영 교육을 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m이상 수영할 수 있는 학생이 전체 50%미만이라고 밝힌바 있다. 따라서 초등학교 학생들의 생존권을 보호한다고 밝힌 광주시교육청의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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