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구입비 15억원 전액 삭감
도교육청 예산 확보 난항 우려
함평군의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함평군이 추경예산으로 요청한 추사 김정희 작품 구입비 15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추사 작품 전체 구입비는 35억원으로 5억원은 기존에 지급했으며 15억원씩 올해부터 내년까지 지급할 예정이다.
의회는 당초 군이 의회 승인을 얻을 당시 추사 작품 69점을 35억원에 매매계약하기로 했으나 30점만 구입하고 나머지 39점은 증여받는 것으로 변경해 의결 사항을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의회는 작품 69점 모두 35억원에 매매하도록 계약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함평군은 작품 소장자인 안백순 이헌서예관장의 의사를 존중해 구입 방법을 일부 변경했을 뿐 결과적으로 의회 의결사항과 다르지 않다는 입장이다.
안 관장이 고향 발전을 위한 기증의 취지가 반영돼야 한다는 뜻을 밝혀 구입 방법을 유료 매매와 무상증여로 병행했을 뿐 전체 작품 수와 금액은 변동이 없다는 것이다.
또 증여 역시 소유권이 함평군으로 넘어오기 때문에 소유권에 따른 구입과 증여의 법률 효과도 동일하다는 것이다.
안 관장은 작품 전체에 대한 매매계약은 고향 발전을 바라는 자신의 취지가 담겨있지 않다며 이번 계약 자체를 백지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함평군 관계자는 "지역발전을 위해 작품을 확보해야 하는 군의 입장에서는 소장자의 뜻을 거절하기 어렵다"며 "구입과 증여의 법률 효과가 동일한 상황인데도 의회가 형식 논리에 치우쳐 있다"고 말했다.
함평군의 작품 구입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전남도교육청의 국비 확보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전남도교육청은 추사 작품이 확보되면 교육예산 200억원을 들여 2018년 함평여중·고교 부지에 박물관을 건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