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완 광주 광산경찰서 정보과] 4대악 척결 실패한 정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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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완 광주 광산경찰서 정보과] 4대악 척결 실패한 정책인가…
  • 광주타임즈
  • 승인 2017.01.1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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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광주타임즈]현 정권에 들어와 경찰의 슬로건이 된 4대악 척결. 성폭력과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 근절이 최우선이 되어 많은 예산과 경찰인력이 투입이 됐다. 2013년 이 후 4대악 근절 관련 약 1조 5천억원의 예산이 투입이 됐고, 13년부터 15년까지 경찰인력은 총 1만1천281명이 증원이 됐다.

올해는 1천901명이 증원이 되었다. 경찰서 내부적으로도 여성청소년계가 생겨 학폭과 가폭, 성폭만을 전담하는 부서까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결과는 어떨까? 국민안전처가 발표한 상반기 국민안전체감도는 2.79점(5점 만점)으로 지난해 하반기 2.88점 보다 낮아졌고, 세부적으로 성폭력은 3.2%, 가정폭력은 6.7%, 불량식품은 3.6% 증가, 학교폭력만 0.1%가 감소했다.

이 상황에서 4대악 관련 언론검색을 하면 각 지역의 모든 경찰서가 자기네 경찰서가 4대악 근절에 홍보를 잘했느니, 성과평가가 1위를 했느니 하는 내용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럼 현 경찰관들이 추진 중인 4대악 척결은 실패한 정책인가? 결과적으로 보면 아니라고 본다. 지금 이 시간에도 묵묵히 자신의 수사업무와 순찰업무에 매진하고 있는 경찰관들을 본다면 4대악 척결이 실패했다는 말을 할 수 없을 거다.

경찰의 성과에 대한 기존지표의 잘못된 관점이 실패한 정책으로 보이게 할 뿐인 것이다. 경찰은 기본적으로 SOC(사회간접자본)이다. 도로와 항만, 철도 등과 같이 생산활동에 직접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지만 경제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사회기반시설인 것이다.

나라 경제가 좋지 않다고 하여 그 책임을 도로와 항만, 철도가 지지는 않는다.

경찰 본연의 업무는 실제로 범죄를 감소시키거나 예방활동을 하여 밖으로 잘 보이지 않는 활동들 인 것이다. 그런 활동을 하니까 국민안전체감도가 2점대에 머무를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해야 한다.

통계적인 자료는 없지만 담당 경찰관들의 경험으로 비추어 4대악 척결 전에는 폭력행위등의 신고와 처벌건수가 많았다고 한다. 4대악 척결 이 후 폭력행위등의 신고와 처벌건수가 많이 줄었는데 그 이유가 가정에서 폭력을 일으키는 피의자가 밖에서도 꼭 술을먹고 동네 사람들을 괴롭히는 주폭(주취폭력배)이였기 때문이라고 추리한다.

기존에는 강력반에서 모두 처리하던 성폭력과 강력범죄들이 여성청소년계가 생기게 되면서 성폭력을 전담하는 부서가 나타나 밀도있는 수사가 가능해졌고, 전문가들도 생겼다. 역시 통계적으로 뽑을 수 없는 수치이다.

학교폭력은 어떤가? 부산청의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학교안에 전담경찰들인 SPO들이 나타나면서 학생들에게 더 다가가는 경찰이 되었다.

불량식품 사범 검거 추이는 유해식품 사범의 비중이 계속 낮아졌고, 무엇보다도 허위·과장 광고 사범에 원산지 표시 위반등을 합치면 엄청난 단속 실적을 보였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SOC의 예방 역할을 정확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4대악 척결의 결과물인 것이다.

4대악 척결의 결과물에 대해 수치나 통계로 보는 것이 아닌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당장 당신이 눈을 돌려 잘 돌아가는 사회를 본다면 그것이 바로 4대악 척결의 결과물 중에 하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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