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황해인들이 개국한 코리아 (2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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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황해인들이 개국한 코리아 (25회)
  • 광주타임즈
  • 승인 2018.08.1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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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황해인들이 개국한 코리아 (25회)
한국사이버문학인협회 이사·시인 문 경 주=평달 어미는 자신보다 20여살 이나 더 먹은 늙은 과부인데도 관계 할 때마다 괴성을 질러 몸을 바르르 떨며 싸대는 그 맛에 중독되듯 자신도 모르게 감응되는 그런 짜릿함에 취할 욕심에 그해 봄날엔 나무지게를 자주 졌었다. 물론, 평소 같으면 마누라가 땔감 떨어졌다고 선무당 독경 읽듯 잔소리해야, 마지못해 나무하러 가던 녀석이었지만 그해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밥만 먹으면 나무지게부터 챙겨 지고 산에 가서 평달 어미 기다리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며 마치 산 사람처럼 살다시피 했던 기억이 났다. 그러든 어느 날 밤인가? 우연히 마을 어귀에 있는 물레방앗간을 지나가다 이상한 소리가 들려 안을 들여다보니 평달 어미가 김 생원 집 상머슴을 끌어 앉고 내게 했던 짓을 똑같이 하는 꼴을 보고는 두 번 다시 평달 어미를 만나지 않았었다.

그런데 오늘 저 처자를 보고 있노라니 별안간 평달어미 생각이 났다. 한편 고생에 찌든 마누라와의 관계에서 ‘네 마음대로 빨리 끝내’라는 식의 그것과 달리 평달 어미의 숙련된 기술을 교차적으로 떠 올리며 과연 저 여자의 맛은 어떨까를 가름하게 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동네 사랑방에서 얻어 들은 淫談稗說(음담패설)에 의하면 처녀는 까도까도 껍질뿐인 밤송이처럼 힘만 들지, 맛은 떫다는 말이 떠오르자...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는 자책으로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별안간 발목을 간지르는 느낌에 화들짝 놀라 내려다보니 송아지만한 개 한 마리가 자신의 발목을 할고 있었다. 하마터면 ‘으악’ 소리를 지를 정도로 놀라서 살펴보니 분명 이 집에서 기르는 개인 듯 했다. 그런데 지금 낯선 사람이 주인집 딸년을 넘겨다보고 있는 위험한 순간에 사납게 짖어대고 물어뜯어도 시원찮을 판에 괴한의 발목을 할 타 주고 있는 이 개새끼의 심성은 어떤 것일까? 궁금했다.

하지만 그것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것이다. 잘 훈련된 개가 아니라면 이런 부잡스런 부잣집 환경에서 살아가는 개들은 아군과 적을 구별하기 어렵다. 하루에도 여러 손님이 오고가는데 일일이 다 짖어대면 시끄럽기도 하거니와 개도 목이 찢어질 지경일 테니 아예 오는 사람마다 반겨주기로 성정을 바꾼 모양이었다. 본시 가져갈 곳이라고는 일 푼어치도 없는 가난 한 집구석의 외딴집 개가 어쩌다가 사람하나 보면 마을 어귀까지 따라오면서 사생결단으로 덤벼들지… 늘 낯선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집안에서 살아가는 개는 주인과 도적 개념이 모호하여 아무나 좋다고 따르는 법이다.

그러니 고요한 이 밤에 주인 처자의 창문을 넘보던 말 던 관계없이 여기도 사람 있다는 생각으로 반가워서 발목을 할탓으리라는 대목까지 생각하니 귀엽고 이쁘게 느껴지기 까지 했다. 하여튼 이 상황을 어떻게 정리하면 이로울까를 궁리하다가 한 생각이 떠올라 근처의 발판거리를 살금살금 옮겨 놓고 그 위에 올라가서 손가락으로 침을 발라 창호지를 뚫고 가랑이 사이에서 그 물건을 꺼내어 뚫린 문구멍에 슬그머니 집어넣고는 오줌을 싸질렀다. 잠시 후 방안에서 자지러지는 비명소리가 들리자… 이 녀석은 잽싸게 뒤 담장을 뛰어넘어 사랑채로 되돌아와 후다닥 옷을 벗고 잠자리에 누웠다. 일행 두 놈은 그 모든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여전히 깊은 잠에 빠져 골던 코가 찢어질 것 같은 괴성을 내 뿜으며 잠나라에 여행 중이었고 이 녀석 또한 억지로 코를 골고 있었다. 얼마간 안채에서 소란스런가? 싶더니만 이 기상천외(奇想天外)한 사건의 전말을 파악한 주인장은 그제 서야, 이들 세 사람이 의심스러웠던지… 사랑채의 문을 거칠게 두드렸다.

잠을 잘 만큼 잔 두 사람이 먼저 일어나, 무슨 일이냐며 주인장을 맞았고 이 건달 녀석도 눈을 비비면서 알몸으로 이불을 들치고 일어나 앉았다. 주인장은 세 사람을 번갈아 살펴보다가 한 건달 녀석은 알몸으로 잠자리를 했고, 두 사람은 옷을 입은 채로 자고 있었으므로 옷을 입은 이들 두 놈이 범인라고 확신하는 듯 집사까지 대동한 자리에서 이제 것 듣도 보도 못한 이 사건이 세 분들이 오신 첫날밤에 일어났다며 사건 내용을 설명하는 그 목소리와 태도는 분명 너의 놈들 짓이지? 하는 그런 투였다. 건달 녀석은 잘 되었다 싶어서 옷을 천천히 챙겨 입고 단정하게 일어나 앉으며 주인장께 정중하게 사죄를 했다. 이유야 어떻든… . ‘이런 불미스러운 사건이 우리가 온 날 일어나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하지만 너무 노여워 마시지요. 이 사건은 아주 간단 한 것 같습니다. 제가 안동김씨 가문의 명예를 걸고 범인을 꼭 찾아서 넘겨드릴 것이니...비어있는 작은 밥상 하나와 백지 한 장만 가져다주시지요.’

주인장은 별안간 빈 소반을 가져 오라는 말에 의아하여 되물었지만 이 건달 녀석은 자세한 내용 설명은 생략하고 상을 가져오도록 독촉만 했다. 주인은 집사를 시켜 상과 종이를 내어 왔고 이 녀석은 태연하게 바지를 내리더니 가랑이 사이로 자신의 거시기를 꺼내어 무릎 꿇고 앉으면서 빈상을 덮은 하얀 종이위로 턱~허니, 얹어 놓고는 남은 두 놈에게도 따라 하도록 호통을 쳤다. 어차피 이 집에 들어 올 때부터 두 사람은 거지 처지 탈출을 위해 어떤 경우이던 이 건달 녀석이 시키는 대로 따르기로 약조가 된 마당에 이의를 달 필요는 없었으므로 세 사람은 빈상에 빙~둘러 무릎을 꿇어 앉아, 거시기 세 개를 드문드문 걸쳐 놓고 주인장에게 정중하게 말했다. ‘다행하게 이 사건에서는 유일한 목격자가 있으니 범인 찾기는 아주 쉬운 것 같습니다. 안에 들어가서 따님보고 잠간 나오셔서 이 세 사람의 것(양물) 중에 어떤 것을 보셨는지… 그것만 골라 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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