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부터 코로나 시작한 수험생들…잘 버텨줘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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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부터 코로나 시작한 수험생들…잘 버텨줘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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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1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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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전 사라져도 고사장 찾은 어린이형제·교사 눈길
수능 일주일 앞두고 확진…학부모들 미안함에 발동동
2023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17일 광주 서구 광주시교육청 26지구 제4시험장 정문에서 어린이들이 피켓을 들고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독자 제공
2023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17일 광주 서구 광주시교육청 26지구 제4시험장 정문에서 어린이들이 피켓을 들고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독자 제공

 

[광주타임즈] “꿈을 위해 12년동안 달려온 우리 아들, 오늘은 너의 노력이 결실로 맺어지길 간절히 기도한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7시 광주 서구 서석고등학교에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일찌감치 고사장에 도착한 수험생들은 동행한 부모에게 ‘잘하고 올게’라며 의지를 다졌고, 부모는 ‘우리 아들 파이팅’이라는 말로 화답했다.

대다수 학부모들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자녀의 등을 다독이는가 하면 손을 쓰다듬으며 ‘할 수 있다’는 말로 자녀를 응원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고사장으로 들어가는 자녀의 뒷모습을 먼발치서 바라봤고, 눈을 감고 기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석산고에 재학 중인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씨(44·여)는 “아들이 그동안 본인의 꿈을 위해 달려왔다”며 “그 노력이 오늘 큰 결실로 맺어지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광주 서구 전남고등학교 앞 상황도 마찬가지.

과거 떠들썩한 단체응원이 사라졌지만 고사장 입실시간에 맞춰 수험생과 이들을 응원하기 위한 학부모, 지인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수험생과 아르바이트로 연을 맺은 20대 성인남녀 5명은 수험생의 이름과 만점을 외치며 힘을 북돋아줬고, 초콜릿과 젤리가 담긴 꾸러미를 전달했다.

코로나19로 응원이 금지됐지만,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찾은 미취학 아동들과 현직 교사도 눈에 띄었다.

광덕고등학교 정문에는 ‘포켓몬 마스크’를 쓰고 ‘캡틴아메리카’ 귀마개로 무장한 채 고사리손으로 응원 피켓을 든 어린이 형제가 눈길을 끌었다.

아이들이 든 피켓에는 ‘형님, 누님 응원합니다’ ‘펜이 가는 곳이 정답이어라’ ‘아는건 알아서 맞고 모르는건 찍어서 맞자!’라고 적혀 있었다.

형제의 어머니 정보경씨(42)는 ‘수능날에는 왜 쉬는거냐’는 아이들의 질문에 “궁금하면 직접 가보자”며 이날 고사장을 찾았다고 했다.

정씨는 “아이들에게 수능시험이 어떤 시험인지, 어떤 느낌인지 직접 전해주고 싶어서 나왔다”며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윤민주 대동고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는 “이번에 수능을 보는 아이들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코로나가 시작한 세대다”며 “힘든 시기 열심히 버텨줘서 고맙고, 침착하게 문제를 풀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능을 일주일 앞두고 코로나19에 확진된 수험생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졌다.

확진자 수험생의 고사장으로 분류된 순천고등학교에는 수험생 윤청준군 아버지 윤영평씨(58)가 눈시울을 붉혔다.

윤씨는 “코로나19에 감염되자 뒤이어 아들이 확진됐다”며 “미안한 마음에 이곳을 찾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윤씨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막내 아들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윤씨는 “아들이 수능!수능!수능! 하며 수능이 다가오기까지 스스로 열심히 하는 모습에 흐뭇했고, 아침에도 ‘아빠 결전의 날이네’라며 긴장하지 않은 척 했다”며 “평소 공부하라 잔소리를 하지 않은 편인데 알아서 잘 하기 때문”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기준 광주경찰청 상황실에는 총 8건의 수능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늦잠을 자거나 교통 체증으로 고사장에 늦을 것 같다는 수송 요청 6건, 나머지 2건은 중복 건이거나 수험생 자녀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순천에서는 수험생이 차량에 치여 발목을 다치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이 수험생을 순천의료원으로 이송했고, 병원에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날 수능 대상은 광주 1만6720명, 전남 1만399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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