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만 대도 울타리 ‘흔들’…광주 광산구 관리 소홀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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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만 대도 울타리 ‘흔들’…광주 광산구 관리 소홀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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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2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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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영정천 자전거도로 목교, 안전 ‘미검증’ 제품
주민들 “아래는 하천, 무서워 못 다니겠다” 성토
광산구 풍영정천에서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목교를 지나고 있다.           /뉴스1 발췌
광산구 풍영정천에서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목교를 지나고 있다. /뉴스1 발췌

 

[광주타임즈] 광주 광산구가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서구와 동일한 안전 성능 미인증 울타리를 설치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울타리에 대한 관리조차 외면해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풍영정천 자전거 도로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특별교부금을 받아 설치한 목교의 울타리가 설치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심하게 흔들리는 등 제기능을 상실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광주 광산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해 10월 ‘풍영정천 자전거도로 개선 사업’을 추진하면서 디자인형 울타리를 생산하는 서구의 한 업체로부터 디자인형 울타리를 구입했다.

1m당 21만원 상당에 해당 울타리를 구매한 광산구는 지난해 말 수완동 풍영정천 자전거도로 인근의 목교 양쪽에 이를 시공했다.

통행량이 많고 아래에 하천이 위치한 목교 특성상 양옆으로 울타리를 설치해 자전거와 보행자들의 추락 등 인명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다.

그러나 해당 울타리는 울타리로서 역할을 상실한 채 안전 위협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취재진이 방문해 확인한 이 목교의 울타리는 이음새들이 부서지고 일부 구간은 밑동이 고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특히 하천과 가장 가까운 양옆 울타리의 경우 손가락으로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휘청일 정도의 상태로 방치돼 추락 방지에 대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지자체의 관리 소홀에 이용자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가고 있었다.

김재선씨(39)는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다가도 이곳을 지나갈 때면 내려서 끌고 간다. 울타리에 부딪힐 경우 추락이 방지돼야 하는데 누가 봐도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라며 “부서지면 내 책임이 될까 무서워 건드리지도 못하겠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 정원우군(15)은 “자전거를 타고 학원에 다니는데 평소에 여기 물이 깊어서 엄마가 주의하라고 했다”며 “울타리가 있어서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부실해서 걱정이다. 빠지면 크게 다칠 것 같아 항상 조심한다”고 호소했다.

주민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는 이 디자인형 울타리는 ‘안전 성능 미검증’ 제품이다.

국토교통부는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을 통해 어린이보호구역과 자전거도로에 설치하는 디자인형 울타리에 대해서는 조달청의 성능검증을 거쳐 보행자, 자전거 추락을 방지하고 사고 여파를 줄이도록 규정하고 있다.

광주 서구 역시 관련 법령을 위반, 지난달 14일 특별교부금으로 동일한 업체로부터 9932만원 상당의 안전 울타리 구매 계약을 맺었다가 ‘뉴스1’의 취재가 시작되자 계약을 취소했다.

또 서구는 평균 가격보다 1.3배 비싼 해당 제품을 구매해 제기된 특혜 의혹 등을 확인하기 위해 자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광산구 관계자는 “풍영정천은 차량 통행이 이뤄지지 않는 자전거 도로이기에 안전 성능 검증 등 관련 법령에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토교통부 질의를 통해 위법 여부 등을 파악 중이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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