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된 구명뗏목 ‘전시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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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된 구명뗏목 ‘전시용’이었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4.2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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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기간 없어 계속 사용…침수때 44개중 1개만 펴져
전문가 “낡은 제품이 제기능 다한다면 그게 더 이상해”

[정치=광주타임즈] 특별취재팀 = 세월호의 구명뗏목(구명벌)은 말 그대로 ‘전시용’이었다.

실제로 사고 발생 당시 44개의 구명벌 가운데 1개만 정상적으로 펴졌다. 구명벌이 3m이상 침수되면 자동으로 펴져야하지만 이 역시 정상 작동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구명벌과 구명조끼가 무려 20년이나 된 노후 제품이었다.

진도 팽목항 유류품보관소에 보관돼 있는 세월호 구명조끼의 제조연도는 1994년이었다. 일본에서 이 선박을 건조한 시기와 같다.

구명벌도 같은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2012년 세월호를 한국으로 들여오면서 구명조끼와 구명벌을 교체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구명벌 이음새 사이까지 페인트를 칠해놔 본드처럼 굳어 있었지만 2012년 12월24일 한국선급이 실시한 안전검사에선 ‘적합’ 판정을 내렸다.

해당 전문가는 구명조끼나 구명벌이 오래되면 부력 소재가 부식돼 제 기능을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길수 한국해양대 교수(해사수송과학부)는 “구명조끼도 문제지만 특히 구명벌은 (제조연도가)20년이나 됐기 때문에 제 기능을 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것”이라면서 “(검사에서)적합 승인이 났더라도 상식적으로 20년이나 된 낡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현행법상에 유효기관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가 고시한 ‘선박구명설비기준’에 따르면 구명뗏목의 정의와 재질, 정원에 대한 내용만 나와 있지 유효기간에 대한 규정이 없다.

알고 보니 외국에서 이와 관련한 규정을 정해놓지 않다는 이유로 아예 논의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해양수산부 해사산업기술과 관계자는 “외국과 마찬가지로 선박용 물건은 유효기간이 없다”면서 “매년 점검을 통해 도저히 쓰기가 불가능하다 싶으면 검사기관에서 교체요구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다만 “어느정도 (세월호) 사고 조사가 나오면 대책을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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