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 정권 맞선 광주시민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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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정권 맞선 광주시민 자랑스럽다”
  • 광주타임즈
  • 승인 2014.08.1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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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亞 청년 120여 명, 5·18묘역 찾아 참배

[광주=광주타임즈]박재범 기자=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운 광주 시민들이 자랑스럽습니다"

12일 오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에 앞서 천주교 아시아청년대회 광주대교구대회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대회참가자들이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필리핀, 싱가포르, 동티모르에서 온 청년 참가자 77명과 광주지역 참가자 등 120여 명으로 구성된 참배단은 이날 묘지를 찾아 5·18민주화운동의 참뜻을 배우고 희생자들의 숭고한 넋을 기렸다.

이들은 헌화와 분향을 마치고 김경철, 윤상원 열사의 묘역을 참배했다. 안내해설사가 열사들을 소개하자 모두 귀를 기울였다.

참가자들은 5·18 당시 청각장애인이었던 김경철 열사가 희생당한 과정과 시민군 대변인 역할을 한 윤상원 열사가 보여준 공동체 정신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숙연한 표정을 지었다.

대표로 국화꽃을 바친 로베르토(30·동티모르)씨는 "1991년에 동티모르에서도 인도네시아군의 무차별 발포로 시민 508명이 사살됐고 시위를 주도하다 투옥된 학생들은 대부분 고문 후유증에 시달렸다"며 "동티모르와 광주의 역사적 아픔이 공감돼 울컥했다"고 말했다.

네이메르(28·필리핀)씨도 "정의와 평화를 위해 독재에 맞서 싸운 광주시민들이 자랑스럽다"며 "자기 안위에만 집착하는 신앙인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참배 후 유영봉안소로 발길을 돌린 참가자들은 박금희, 최미애 열사의 영정사진 앞에서 영령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숙연함에 고개를 숙였다.

제릴린(32·여·필리핀)씨는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가 아픔을 달래줬던 광주를 방문해 그날의 아픔을 되새기니 감회가 새롭다"며 "필리핀의 독립운동에도 영향을 준 5·18의 역사를 이렇게 가까이서 배울 수 있어 매우 뜻깊었다"고 말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김영호(37) 신부는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5·18 열사들의 의로운 행동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하는 연대 정신과 일맥상통한다"며 "아시아 청년들이 세계 각국의 독립운동에 영향을 준 열사들의 숭고한 뜻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국립묘지를 찾았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대교구대회 참가자들은 12일 광주 서구 쌍촌동 카톨릭 대학교에서 미사 등을 진행한 뒤 13일 오전 아시아 청년대회 본대회가 열리는 대전으로 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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