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내린‘일본의 저급한 역사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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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내린‘일본의 저급한 역사인식’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5.0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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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 편집국장 김미자 = 일본 아베 내각이 위안부 강제동원에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는 증거가 없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것으로 미국의 입김이 작용했다.

미국은 최근 아베 총리의 발언으로 불거진 일본의 역사인식 문제가 한·미·일 공조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일본 측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일본 총리의 과거사 망발이 말 돌리기 장난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와 중국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8일 참의원에 출석, “우리나라(일본)는 한때 많은 국가, 특히 아시아 제국의 국민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겼다. 그런 인식은 갖고 있다”고 했다. 전날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고노 담화 수정을 검토한 적 없다”고 한 데 대한 보충성 언급이다. 가시다 후미오 외상도 같은 말을 내놓았다.

일본 최고지도자들이 한목소리로 과거사 반성 발언을 쏟아낸 모양새다. 얼핏 보아 마치 과거 침략전쟁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에 대해 무거운 죄책감을 피력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앞뒤 정황을 조금만 꿰맞추면 같은 말을 놓고 같은 입으로 얄팍하게 말을 돌리는 수사적 술수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진정성을 손톱만큼도 찾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아베 총리는 같은 날 같은 자리에서 “(1974년) 유엔총회에서 ‘침략’의 정의에 대해 결의했지만 그건 안보리가 침략행위를 결정하기 위해 참고로 삼기 위한 것”이라며 “침략의 정의는 이른 바 학문적인 필드에서 다양한 논의가 있으며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불과 보름여 전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와 관련, “침략의 정의는 국제적으로도 정해지지 않았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사국인 한국과 중국은 물론 미국까지 불쾌한 반응을 보였고, 급기야 미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엊그제 “일본은 거울을 보고 책임 있는 역사의식을 가져야 할 때”라며 우경화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하기에 이르렀다. 아베 총리가 한 발 물러날 정황이긴 하다.

일본은 과거의 독일, 현재의 영국이 잘못된 역사를 어떻게 반성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바란다. 군대 보유 헌법 개정을 바라보는 일본 내부의 국론도 이미 분열되기 시작했다.

중요한 것은 일본의 군사대국화는 필연적으로 군사적 세력균형을 뒤흔들 쓰나미가 될 수밖에 없다. 한국과 중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일본의 개헌 논의에 제동을 거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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