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 농사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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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 농사꾼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5.1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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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에 70대 초의 농사꾼 부부가 살고 있다. 매일같이 그들은 경운기를 타고 논이나 밭에 간다. 경운기 운전은 남편이 하고 구루마 위에 아내가 타고 간다. 그래도 그들은 즐거운 듯 항상 미소를 잃지 않고 생활하는 모습이 너무도 보기가 좋다. 그래서 아직도 나이에 비하여 정정함을 유지하는 것 같다.

이 농부가 경운기를 몰게 된 것은 농업기계화 바람으로 정부의 지원 때문이었다. 그때만 해도 경운기 가격은 꽤나 비싸서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지금 몰고 다니는 경운기는 그때 구입한 것으로 20년이 넘은 아주 오래된 것이다. 그래도 얼마나 관리를 잘했는지 아직도 기계소리는 아주 양호한 것으로 들린다.

지금 거의 모든 농부들은 논갈이나 밭갈이를 거의 트랙터 소유자에게 비용을 주면서 해주도록 한다, 그런데 이 농부는 그렇지 않다. 자기가 직접 경운기를 이용해서 논갈이 등을 하고 있다. 왜 힘들게 하느냐고 물어보면 자신이 직접 해야 꼼꼼하게 할 수가 있다고 한다. 그러면 소출도 더 많게 나온다고 한다.

이 농부가 경운기를 구입하기 전에는 소를 몰고 다니면서 농사를 지었다.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니까 한 30년은 소를 이용해 농사를 지은 것이다. 이 사람이 키우는 소는 황소 중에서도 덩치가 꽤 큰 것이었다. 그것은 많은 농사를 지어야 하니까 아마 그랬는가 보다. 어떤 때는 송아지와 같이 논갈이 하러 가는 것도 보였다.

그렇게 그 농부는 부지런히 일을 해서 땅도 사고하여 재산도 좀 모았다. 그래서 동네 부자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 할 정도였지만, 그 농부는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있으면서도 일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그는 그런 말에 상관하지 않았다.

부부금슬이 좋았던지 슬하에 6남매를 두고 이들을 키우고 모두 출가시키면서 가지고 있던 땅도 많이 처분하고 해서 지금은 얼마 되지 않은 논밭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짓기 위하여 지금도 경운기를 타고 나가는 것이다. 올해는 나이도 들었으니 그만 둘 것이라고 생각했는데도 오늘도 경운기를 이용하여 논갈이를 하면서 올 농사를 대비하고 있다.

지금 농사는 옛날에 비하면 거의 소득이 없다. 그때에는 얼마만의 농사만 지어도 먹고 쓰고 그리고 아이들도 가르쳤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 더 좋아져야 할 것인데 농사는 그렇지 못하다. 그런데도 농업관료라는 사람들은 농가소득을 창출을 한다고 말로만 떠들고 있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알맹이는 없다.

이 농부도 머지않아 논갈이를 포기 할 것이다. 첫째는 세월을 이기지 못해서 일 것이고 다음은 자식들 성화에 그럴 것이다. 그때쯤이면 이 농사꾼은 무엇을 생각할까. 지난 세월의 굴레를 벗은 소감은 시원할까 아니면 아쉬울까. 죽도록 일만 해온 바보 같은 인생이었다고 부화 같은 것은 나지 않을까.

지금도 정부에서는 양파가격이 올라서 이것을 잡기 위해 수입량을 늘리겠다고 한다. 한때 가격상승으로 농사꾼이 돈 줌 벌면 안 되는가. 아니면 부식자재이니까 소비자가 좀 덜먹으면 안 될까. 올해도 농사가 시작되었다. 이 농사꾼 부부도 올 한해 건강하게 농사를 마무리 했으면 한다. 그리고 땀 흘려 지은만큼 보답을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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