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전 영등포중앙당사에서 당직자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전체조회를 열고 "대다수가 성실하게 일하고 고생을 많이 한다고 알고 있지만 (외부에선)민주당의 당직자가 문제가 많다,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당직자들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곧 (박기춘)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정기인사가 단행되겠지만 그때까지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해주셔야 한다"며 "저와 민주당 당직자 모두 혁신의 대상이자 혁신이 첨병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조금씩 아프더라도 기꺼이 감수하면서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어 가자"며 인사 과정에서 나타날 파장을 감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경민 최고위원도 "조직이 오래되면 매너리즘이 생긴다. 우리끼리 우리를 평가하고 서로 잘 지내는 것이 우선된다"며 "이런 것을 줄이는 데 민주당의 성패가 달려 있다. 함께 노력하면서 스스로 업그레이드하도록 노력하자"고 인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무총장직을 맡게 된 박기춘 원내대표 역시 "당직자들이 그동안 묵묵히 맡은 바 책임과 노력을 한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인정하지만 당직자들도 계파주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일부 당직자들이 아직도 계파와 관련 맺고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태를 보인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당 지도부가 정기인사를 앞두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한 것을 놓고 인적쇄신을 예고한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지난해 6·9전당대회 후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요직에 오른 이들이 인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전당대회 당시 특정 후보 지지 문자메시지 발송 논란과 관련해 일부 당직자들의 계파주의적 행태가 도마에 올랐다는 점 역시 이번 인사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기춘 신임 사무총장은 이번 정기인사를 통해 편중인사 문제 해결 의지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특정 인물들이 당내요직을 맡으며 인사편중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당내 인사는 당 지도부의 이날 발언과 관련, "정당의 사무처 당직자는 국가 공무원처럼 중립성을 가져야 하는데 일부 당직자들이 줄 대기 행태를 보인 것이 사실"이라고 민주당 사무처 내 상황을 설명했다.
또 "승진도 불공정한 측면이 있었고 오랫동안 한쪽 (계파가) 장악해 누적된 부분도 있었다"며 "동맥경화가 된 부분이 있다면 그런 부분을 풀어서 당의 혈류가 잘 순환되게 해주는 게 사무총장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한길 대표가 박기춘 현 원내대표를 사무총장으로 인선한 것도 당의 시스템과 인사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 아니겠냐"는 분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