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희 의장은 13일 오전 안철수 의원을 만나 상임위 배정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강 의장은 이 자리에서 안 의원에게 국회법 절차를 강조했으며 안 의원은 절차를 다시 밟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안 의원은 이날 강 의장과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전문성을 살리고 열심히 할 수 있는 교육·보건복지·환경 분야 상임위 중 한 곳에 배정되기를 희망한다는 말씀을 강 의장에게 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야간 합의가 돼 어느 상임위에 공석이 생기면 (국회의장 측에서) 의원실로 의사를 타진하고, 그때 저희들이 요청드리는 순서를 밟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또 "강 의장 본인이 무소속 신분으로 오랫동안 의정 생활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무소속 의원들의 어떤 힘든 점이 있는지, 어떻게 어려움을 헤쳐왔는지에 대해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셨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9일 강 의장은 새누리당 이한구·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와 만나 안 의원의 상임위 배정문제를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전달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무소속인 안 의원의 상임위 배정권한이 국회의장에게 있음에도 여야가 보건복지위로 안 의원을 보내기로 합의하고, 안 의원도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보고 보건복지위로 배정을 희망하는 신청서류를 제출한 것에 강의장이 역정을 내면서다.
이날 강 의장은 비공개 면담에 앞서 "국회법에는 어느 교섭단체에도 속하지 않은 의원의 상임위 배정은 의장이 하도록 돼 있는데 저는 언론을 보고서 알았다"며 "어떤 사정이 있는지 얘기를 들어보고 이를 감안해서 의장이 상임위 배정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안 의원은 "(의장에게) 전적으로 다 부탁드리고 일종의 부담을 드리는 것보다 먼저 어느정도 사전 작업을 한 후에 요청을 드리면 수월하게 일들을 풀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런데 그런 사전 작업 과정이 보도되면서 투명하지 못한 부분들이 생길수 있기 때문에 규정상 절차를 다시 밟겠다는 말씀을 의장에게 드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