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1130조 ‘눈덩이’…한국 경제 뇌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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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빚 1130조 ‘눈덩이’…한국 경제 뇌관되나
  • 광주타임즈
  • 승인 2015.08.2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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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 새 32조원 급증…지난해比 94.6조원 증가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변수 따라 ‘폭탄’될 수도
관리 대책으론 한계… “가계 지출 구조 바꿔야”
[경제=광주타임즈]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발(發) 쇼크로 금융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이미 1130조원을 돌파해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는 국내 경제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발 쇼크로 인해 세계경제가 둔화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연내 미국의 금리인상까지 본격화되면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위기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5년 2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한 가계신용은 1분기보다 32조2000억원(2.9%) 급증한 1130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94조6000억원(9.1%)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7월중 은행권 가계대출이 7조4000억원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가계빚은 1140조원에 다다르고 있다.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치 기록을 갈아치우며 증가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금리인하의 여파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액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2013년 3.4%에서 지난해 10.1%로 뛰어오르더니 올 1분기 11.3%를 기록했다. 이는 1분기 가계소득 증가율(2.6%)의 약 4배에 달한다. 전체 가계부채 증가율(1분기 7.3%)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총량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수는 있지만 문제는 증가 속도"라며 "명목GDP와 가계소득의 증가 속도는 3%에 불과한데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7~8% 이상 나오고 있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발 쇼크, 국제유가 급락세 등 곳곳에서 터지는 대외 리스크와 맞물리면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가계 빚 부담으로 소비 등이 위축되면서 한국 경제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발표한 국내외 금융기관 전문가와 한국 투자 담당자 82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꼽은 한국 금융시스템의 최대 위험요인은 가계부채(66%)였다. 전문가들은 당장 위험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지만 적어도 1~3년 내에는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최근 들어 이주열 한은 총재도 가계부채 급증세로 거시경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지난 20일 '조사통계 국제컨퍼런스에서 "정책금리 수준이 낮아지면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늘어나 이에 따른 금융시스템 리스크뿐만 아니라 소비 여력 약화 등 거시경제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이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가계부채에 따른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달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을 내놨지만 최근 대내외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만큼 추가 대책이 예상된다는 의견도 있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 연구원은 "정부가 LTV나 DTI를 직접적으로 건드리거나 규제 완화를 되돌리지 않는이상 가계부채 증가세가 낮아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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