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의 진실 깨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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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의 진실 깨닫기
  • 광주타임즈
  • 승인 2015.09.1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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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타임즈]논설위원 최수호=우리의 일상들을 잘 살펴보면 우리는 자신의 결함이 자신이나 남에게 노출 될 때마다 에덴동산에서 원죄를 짓고 추방당하는 아담과 이브처럼 벌거벗은 몸뚱이를 감추려고 초조하게 반응한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자신의 결함을 가리고 자신이 믿고 있는 잘못을 벌충하려는 특별한 전략을 짜는데 많은 시간과 정열을 쏟아 붓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모든 인간은 자기 개량을 위해 새로운 자기개선책을 강구하는 작업에 끊임없이 착수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자기개선을 추구하려는 태도의 진의가 스스로에게 무엇인가의 유익함을 얻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대중의 기준에 뭔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불안을 해소하여 자신이 소속된 집단이 요구하는 완벽함을 쫓아가려는 행동이라는데 있다. 바꾸어 말하면 우리가 주름을 제거하고, 끊임없이 다이어트를 하고, 흰머리를 염색하고, 다양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명상을 하고, 자원봉사를 기꺼이 실행하는 것처럼 우리 삶의 태도는 대체로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하고 있는 가를 마음 편히 즐기는 삶이라기보다는 세상이 원하는 이상적인 모습과 비교하여 그 차이를 줄이려고 애쓰는 안타까운 삶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 삶에서 가장 찬란했던 일들을 살펴보라. 그러면 어느 정도의 실수는 불가피했으며 얼마만큼의 위험도 내포하고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함에도 위험한 일은 가급적 회피하고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뒷전에 물러나 있으려고만 한다. 실제로 우리는 자신의 훈련을 요하는 일이라면 지례 겁을 먹고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회피하기 일쑤다. 우리는 모든 일을 항상 잘하고 싶지만 사실은 새로운 일을 시도하기를 매우 꺼려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삶의 모든 국면에 적용되기 때문에 새로운 뭔가를 시도하려고 들 때마다 실행의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우리의 이런 속성 때문에 삶의 지평을 넓히라는 제안이나 충고를 하게 되면 저항에 부딪치기 다반사다. 그렇다고 안전을 도모하려는 강항 성향은 책임감에서 벗어나려는 마음이 앞선다. 그래서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받게 될 상처가 두려워서 창의성을 과감하게 추진하거나 남들과 친밀하게 어울리는데 진실성을 드러내는 열정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그러므로 지도자로서 성장하거나 특출한 성취를 이루어내기는 매우 어렵다.

이처럼 우리는 막연한 불안 즉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 남들이 자신의 요구를 들어줄 것인지 안 들어 줄 것인지, 남들이 자신을 언제 어떻게 방해하거나 실망시킬 것인지, 해야 할 일, 하지 못한 일 등과 같은 재난시나리오를 시도 때도 없이 머릿속에 흘러 다니도록 방치하면서 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는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두려움과 수치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위안을 위한 제안들을 꾸며내는 달인들로서 지금 이순간의 삶에서 물러서버리곤 한다. 지금이 아니라 미래에 초점을 두고 사는 것이 자신의 삶을 제대로 관리하고 실패에 단단히 대비하는 지혜로운 삶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어떤 의미에서 모든 인간은 “시작은 실패로 가는 첫 걸음이다”는 명제를 마음속에 지니고 살아가는 서글픈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는 고통을 회피하기위해 계속 일하는 바쁜 상태를 만들어 잘 지내고 있는 것처럼 위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잡담에 몰두하거나, 텔레비전을 보거나, 음악을 틀거나, 음식을 먹어대는 것처럼 마음속에서 느껴지는 결핍증을 숨겨주는 것이라면 허둥지둥 무엇이든 한다. 그러니 자신의 마음속에서는 다른 사람들은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삶으로 스스로를 잘 관리하고 있는데 자기 자신은 항상 인생을 망치고 있다는 푸념의 해설들을 끊임없이 들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결함을 스스로에게 예리하게 상기시킨다는 것은 자신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훤히 알고 있다는 것이며, 자신을 이성적으로 억제하여 약점을 감추어 자신의 성품을 개선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그렇지만 자신이 부적합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할수록 잘못을 수용하기는 더욱 거북스러워진다. 우리가 남을 능가하려고 할 때 그 자체로 상대보다 능력이 부족하다는 근본 믿음이 더 강화되듯이 실패를 숨길 때마다 자신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에 대한 두려움은 더욱 커지게 된다. 그래서 남을 탓함으로써 일시적으로 실패의 부담에서 해방되려고 하기도 하지만 자신에게 무엇인가의 결함이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무엇인가를 추진하는 것은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기가 어렵게 된다.

이제 우리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는 말의 참의미를 음미할 줄 아는 지혜로운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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