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발목' 험로 달리는 전남 기숙형 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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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발목' 험로 달리는 전남 기숙형 중학교
  • 광주타임즈
  • 승인 2013.05.2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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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작은 학교 죽이는 사업" 반발, 신안 비금중 설계비 전액 삭감
[전남=광주타임즈] 황종성 기자 = 전남지역 기숙형 중학교 관련 예산이 찬반 논란 끝에 의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기숙형 중학교에 대한 주민 반발도 거세 사업 추진과정에서 상당한 험로가 예고되고 있다.

전남도의회는 28일 전남도교육비 특별회계 세입·세출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한 제277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신안 기숙형중학교(비금중) 기본·실시설계비 8억여 원을 전액 삭감했다.

이 예산은 상임위에서 삭감됐다가 예결위에서 어렵게 부활됐으나 이날 본회의에서 전액 삭감을 골자로 한 수정동의안이 가결되면서 결국 한 푼도 책정되지 못했다.

교육위는 기숙형 중학교 사업이 농어촌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농어촌 교육발전특별법이나 농어촌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과 어긋난다는 주장을 폈으나, 예결위는 "기숙형 중학교가 오히려 농어촌 살리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 관련 예산을 모두 되살렸다.

하지만 삭감된 예산을 되살릴 경우 해당 상임위의 동의를 먼저 구하도록 돼 있는 회의규칙에 어긋난 데다 설계비에 앞서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의회로부터 승인받아야 함에도 이 같은 절차를 무시한 점이 부각되면서 결국, 관련 예산은 모두 삭감됐다.

이로써 도 교육청이 여수, 보성, 장성에 이어 4번째로 추진한 기숙형 중학교 설립 예산이 의회에서 발목을 잡히면서 관련 사업도 차질을 빚게 됐다.

주민 반발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도교육청은 올해 본예산에 여수 화양중 134억원, 장성 백암중 137억원, 보성 복래중 217억원 등 기숙형 중학교 관련 예산을 세우고 3개교에 대한 기본·실시설계까지 마친 상태다. 여수, 장성, 보성은 2014년 3월, 신안은 2015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기숙형 중학교는 농어촌 작은 학교를 모두 죽이는 사업"이라는 반발론이 거세 완공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실제 여수는 섬지역 5개 학교를 합치려던 당초 계획이 주민 반발로 사실상 폐기됐고 보성, 신안도 반대 여론에 부딪혀 보류 상태다. 장성 역시 최근 학구민 240여 명이 반대 의견을 제출하는 등 뒤늦게 반발론이 일면서 차질이 예상된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6월 임시회부터 필요한 절차를 밟아 관련 예산이 확보되고 주민 동의도 얻을 수 있도록 행정력을 모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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